1회용컵 보증제, 세종·제주만 우선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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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12월2일부터 실시환경부가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오는 12월 2일부터 세종과 제주에서만 우선 시행하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올해 6월 10일 전국적으로 시행하려다 카페 업주들의 반발로 도입 일정을 미룬 데 이어 시행 지역도 대폭 축소한 것이다.
매장 100곳 이상 프랜차이즈 대상
카페 주인들 "일방적 결정" 반발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적용 지역은 세종과 제주이며 적용 대상은 전국 매장이 100개 이상인 커피전문점, 베이커리 등 프랜차이즈 매장이다. 일회용 컵 사용 시 소비자가 음료값 외에 내야 하는 보증금은 기존 방침대로 300원을 유지했다. 하지만 A 프랜차이즈 일회용 컵을 B 프랜차이즈 매장에 반납하는 ‘교차 반납’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가맹점주들이 다른 매장에서 나온 컵까지 처리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점을 반영했다.환경부는 보증금제 적용 대상 매장에 일회용 컵에 붙이는 바코드 라벨 구매비(개당 6.99원)와 보증금 카드수수료(개당 3원), 표준용기 처리지원금(개당 4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비자에겐 매장에서 다회용 컵 사용 시 제공하는 할인 혜택(음료수 가격 10%, 약 300원)에 버금가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추가 제공한다. 또 소비자가 일회용 컵을 쉽게 반납할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무인회수기 50대를 우선 설치하고, 추후 1500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세종시에 있는 공공기관에 대해선 ‘보증금제 미적용 일회용 컵’ 반입을 제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개인 커피숍에서 일회용 컵에 담아 구입한 커피를 들고 세종청사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세종, 제주 외 지역에서 언제 시행할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카페 업주들은 환경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환경부가 17차례 회의를 통해 합의한 내용을 뒤엎고 합의하지 않은 내용을 발표했다”며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