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80% 올랐는데…금리 또 내린 튀르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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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의식해 단기 성장에 집중튀르키예(터키)가 연간 80%가 넘는 물가상승률에도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췄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중앙은행(CBRT)은 “기준금리를 연 13%에서 연 12%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1%포인트 내렸다. CBRT는 지난해 8월 연 19%였던 기준금리를 그해 9월부터 이날까지 모두 여섯 차례 인하했다. 금리 인하 소식에 터키 리라화 환율은 이날 한때 달러당 18.42리라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18.36리라)를 다시 썼다.튀르키예는 전년 동기 대비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80.2%를 기록하면서 금리 하락 압박이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CBRT는 물가상승률이 올가을 90%에 근접한 뒤 연말 6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외부 요인 때문이지 내부 정책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내년 6월 대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스웨덴 한델스방켄 캐피털마켓의 에릭 마이에르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선거를 감안해 단기 성장에 집중하면 인플레이션과 리라화 환율에 추가 상승 압력이 생긴다”며 “결국 국가 경제의 잠재력이 꺾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