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영 시인은 '詩새내기'에게 '이 시집'을 추천한다 [작가의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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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 시인은 10년 만에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를 내면서 시 '그러니까 시는'를 통해 이렇게 선언했다. 지금, 현실의 아픔과 동행하겠다는 그의 시론(詩論)이 담겨있는 듯하다.그는 시집 첫머리에 영국 소설가 겸 비평가 존 버거의 말을 인용해 적었다. "나는 당신에게 내가 함께 있다는 것을 전해줄 말들을 찾고 있어요."
왜 시인에게는 '여기, 함께 하는 일'이 중요할까. 진 시인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시란 내가 아닌 다른 존재에 관심을 갖는 시"라고 했다. 그는 "지구상에 사는 달팽이가 3만5000종이나 된다고 한다"며 "인간이라는 존재도 섬세하게 묘사하고 관찰하면 그만큼이나 다양하고 독특한 존재이고, 문학은 그냥 존재한다고 여겼던 걸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고 했다.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시집 해설에서 "그가 무엇보다도 사랑의 시인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기로 하자"고 말한 이유다. 황인찬 시인은 시집 추천사에서 "진은영 시인을 사랑하지 않을 시인이 어디 있을까"고 말하기도 했다.
엄마라는 존재는 멀고도 가까운 타인이다.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 문학상담을 가르치고 있는 진 시인은 "학생들은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이 다양하지만 대체로 여성들"이라며 "상담을 배우려는 학생들은 본인의 내면에도 관심이 많은데, 항상 등장하는 화두가 '엄마'라는 이름이었다"고 했다.이어 "이 책은 엄마와 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모성 신화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좀더 분석적, 이론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