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버핏식 투자'가 답이었나…다시 뜨는 가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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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버핏 회장의 투자법 재조명2020년 펼쳐진 유동성 장세는 모든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를 촉발했다. 단순한 호재로도 몇 배씩 급등하는 종목이 속출했다. 저평가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는 구시대 인물로 취급받았다.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주가는 결국 기업가치에 수렴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가치투자 원조’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투자법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모든 자산가격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 끝나자
"결국 최종 승자는 버핏"
투자 분석 보고서 나와
연평균 20% 수익의 마법
최근 CNN비즈니스는 ‘마지막 웃는 것은 버핏’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2020~2021년 많은 신흥 투자자가 등장했지만 결국 버핏이 최종 승자가 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모닝스타는 버핏의 투자법을 총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한 시대를 풍미하고 사라져버린 다른 투자자와 달리 버핏은 지난 60여 년간 꾸준한 수익을 냈다.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는 1964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20.1% 수익률을 기록했다.
성장주 투자가인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처럼 대박을 낸 해는 거의 없지만 복리로 수익을 쌓으면서 1964년부터 2021년까지 총 364만1613%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3만209% 오른 미국 S&P500지수를 120배 웃돌았다.전문가들은 “한 번 대박을 내고 잃는 것보다 버핏처럼 꾸준히 복리 수익을 올리는 것이 자산을 불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이 종목을 고르는 원칙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경제적 해자(독보적 사업 경쟁력)를 보유한 기업 △단기 실적보다 장기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업 △불확실성을 상쇄할 만큼의 현금 흐름이 있는 기업 등이 주요 원칙이다.
투자 귀재 버핏을 따라 하려면
버핏의 투자를 따라 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그의 포트폴리오를 참고하는 것이다. 버핏이 사고파는 종목을 보면 그가 어떤 기준으로 기업을 고르는지 알 수 있다. 그의 포트폴리오(벅셔해서웨이 보유 종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애플이다.2분기 말 기준 애플은 전체 투자 비중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 주가에 따라 전체 수익률이 좌지우지된다고 봐도 될 정도다. 애플은 나스닥지수가 30% 넘게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15% 내리는 데 그쳤다. 버핏 수익률 방어의 일등공신이다.애플 외에는 금융, 소비, 에너지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비중 11%), 코카콜라(8.4%), 셰브런(7.8%), 아메리칸익스프레스(7%) 등이 비중 2~5위 종목이다. 크래프트하인즈(4.1%), 옥시덴털(3.1%)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관심을 두는 종목군은 에너지다. 2분기 말 버핏은 정유업체 옥시덴털과 셰브런 주식을 각각 2217만 주, 226만 주 추가 매수했다.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 디지털 금융업체 앨라이파이낸셜, 의약품 유통업체 매케슨도 지분을 늘렸다.개별 종목이 어려우면 벅셔해서웨이 주식 자체를 매수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벅셔해서웨이 주가(클래스A)는 1982년부터 지난 40년간 7만4969%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947% 오른 S&P500지수와 5767% 오른 나스닥지수를 크게 앞질렀다.
버핏 예상 매수 종목은
미국 증권업계에서는 버핏이 어떤 종목을 매수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닝스타는 최근 버핏의 ‘투자 레이더’에 들 만한 8개 종목을 발표했다. 최근 3개 연도 실적과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경제적 해자가 있는 중소형주를 추렸다.얼리전, 아스펜테크놀로지, C.H.로빈슨, 캠벨수프, 그라코, 잭헨리&어소시에이츠, 랜드스타시스템, 마젤란미드스트림파트너스가 매수 예상 종목으로 꼽혔다. 보안업체 얼리전과 유체 업체 그라코는 이 중에서도 가장 저평가된 종목으로 분류됐다.‘미국인 국민 수프’를 만드는 캠벨수프도 추천 종목으로 꼽혔다. 버핏이 좋아하는 소비재 기업이면서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경제적 해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캐시카우인 수프를 바탕으로 연 3%의 배당수익을 지급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