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풍경이 주는 이 평온함은 무엇일까…구스타프 클림트 '자작나무 숲'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관능적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들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아르누보 미술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는 생전 22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이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풍경화다. ‘자작나무 숲’ 연작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클림트의 자작나무 숲에는 인간이나 동물, 하늘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나무들의 아랫부분과 바닥을 뒤덮은 낙엽만 그려져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낙엽의 노란색과 타오르는 듯한 붉은색이 뚜렷한 계절감을 전한다. 이끼를 비롯해 간혹 보이는 초록색 식물들과 나무껍질이 자아내는 불규칙한 패턴은 클림트 화풍 특유의 신비로운 느낌을 연출한다.클림트의 ‘자작나무 숲’(1903)을 비롯한 명작 150여 점이 오는 11월 9~10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고(故) 폴 앨런의 수집품들이다. 자작나무 숲 그림의 가격은 9000만달러(약 1281억원)로 추산된다. 조르주 쇠라와 빈센트 반 고흐 등의 작품은 추정가가 1억달러(약 1423억원)에 달한다. 작품의 총 가치는 10억달러로, 이때까지 경매에 나온 개인 컬렉션 중 최대 규모다. 수익금은 앨런의 뜻에 따라 전액 자선사업에 기부될 예정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