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테니스 출전 권순우 "주말까지 살아 남을래요"

정현과 한 조로 복식 출격, 단식 1회전서는 정윤성과 격돌
한국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74위·당진시청)가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개막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총상금 123만7천570 달러)에서 주말까지 살아남겠다고 다짐했다. 권순우는 26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에서 열리는 투어 대회에 뛰게 돼 기쁘다"며 "26년 만에 열리는 한국 투어 대회인 만큼 준비를 잘했고, 팬 여러분께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올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은 1996년 KAL컵 이후 2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TP 투어 대회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단식과 복식에 모두 출전한다. 복식에서는 특히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올랐던 정현과 한 조로 나설 예정이다.

2주 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을 뛰고 귀국한 그는 "데이비스컵에서 좋은 선수들과 경기하며 지금 컨디션도 괜찮다"며 "특히 (정)현이 형 복귀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코리아오픈을 맞는 소감을 전했다.

권순우는 27일 단식 1회전에서 정윤성(415위·의정부시청)을 상대한다. 권순우가 랭킹도 훨씬 높고, 나이도 한 살 더 많지만 둘의 상대 전적은 오히려 정윤성이 2승 1패로 앞선다.

그는 "(정)윤성이와는 연습이나 경기를 많이 해봤다"며 "잘하는 선수고, 제가 이긴다는 보장도 없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복식 파트너인 정현의 경기력에 관해 묻자 권순우는 "연습이긴 하지만 공 스피드가 좋고, 저나 현이 형이 스트로크가 좋은 편이라 어느 팀과 붙든 쉽게 지지 않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톱 랭커들과 비교해 보완할 점에 대해 "경기 운영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자체 진단한 권순우는 "그래도 예전에는 상위권 선수들을 상대로 여유가 없고, 급하게 했는데 이제는 즐기면서 재미있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를 마치면 다음 주 일본으로 건너가 ATP 투어 일본오픈에 나간다.

지난해 9월 아스타나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쌓은 랭킹 포인트가 1년이 지나 빠지면 세계 랭킹 하락이 우려되는 권순우는 10월 전국체전에도 나설 예정이라 랭킹 포인트 관리가 급해졌다.

그러나 그는 "사실 올해 중반까지는 랭킹 포인트에 부담이 컸다"며 "그러나 제가 내년만 하고 은퇴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 랭킹 포인트가 빠져서 100위 밖으로 밀린다고 해서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권순우는 "제가 정한 일정대로 움직이고, 휴식도 충분히 취하면서 준비하면 내년에 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정후(야구), 김아랑(빙상) 등과 친분을 드러내기도 한 권순우는 "같은 소속사라 소개받은 지 얼마 안 된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확실히 최근 국내에 테니스 붐이 일어서 젊은 팬들도 늘어났고, 저도 많이 알아봐 주신다"고 높아진 테니스 인기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올해 투어 대회 2회전을 통과해보지 못하고 있는 그는 이번 코리아오픈을 반전의 계기로 삼을 태세다.

권순우는 "목표는 크게 우승으로 잡아뒀는데 일단은 부상 없고, 후회도 없이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주말까지 살아남고 싶다"고 다짐했다. 주말 경기에 뛰려면 최소한 4강까지 진출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