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지하실 불…7명 사망·1명 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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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百 회장 사과문 발표대전 유성구 용산동에 있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26일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고용장관 "중대재해법 적용 검토"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5분께 아울렛 지하 주차장 지하 1층 하역장 근처에서 불꽃이 치솟으면서 불이 났다. 목격자는 “딱딱딱 소리가 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역장 끝 쪽에서부터 검은 연기가 퍼졌다”고 말했다.다행히 아울렛 개장 전이라 외부 손님은 거의 없었고 하역장에도 근무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당시 지하실에 8명이 근무 중이었는데, 이 가운데 7명이 숨지고 1명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중상을 입은 직원은 화재 발생 사실을 처음 인지하고 지하에 있던 다른 직원들의 대피를 돕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등 126명과 장비 40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이날 오후 1시10분께 큰 불길은 잡았지만 짙은 연기와 유독 가스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명 피해가 늘었다. 불은 오후 3시2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과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3개월 전 소방안전 점검에서 화재감지·피난 설비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지하 1층 주차장 화재 감지기 전선이 끊어지거나 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매장 주변에 설치된 화재경보기 경종과 피난 유도등 등도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고 현장을 찾아 현대백화점 측에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현대백화점이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대상이 되면 유통업계 첫 사례가 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사과문을 직접 발표하고 “이번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당국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임호범/배정철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