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행불자 유골, 화순 거주 20대 남성으로 잠정 확인

광주서 실종 42년 만에 옛 광주교도소 매장 유골로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 262기 가운데 5·18 행방불명자로 잠정 확인된 인물은 평범한 20대 청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와 5·18 단체 등에 따르면 신원이 잠정 확인된 해당 유골은 전남 화순에 거주하던 만 23살 청년 A씨다.

여동생과의 유전자 검사(SNP·단일 염기 다형성)를 통해 99.9% 혈연관계가 확인됐다.

광주 충장로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했던 A씨는 1979년 9월 방위병 복무를 마치고 고향인 화순과 광주를 수시로 오가며 왕래해 왔다. 그는 5월 항쟁이 한창이던 80년 5월 24일 오후 1시께 화순에서 광주로 넘어가 오후 11시께 처제를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 사이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처제를 만난 그는 당시 충장로 또는 금남로를 뜻하던 '시내'에 간다며 길을 나섰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큰아버지가 백방으로 찾아다녔지만, 행적이 묘연했던 A씨는 42년 만에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합장묘에서 발견된 유골 중 하나로 나타났다.

조사위는 유전자 분석을 교차 검증해 유골이 A씨라는 사실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A씨가 사라진 24일은 계엄군이 시내에서 철수한 이른바 '해방 광주'의 시기인 점을 토대로 A씨의 사망 경위와 매장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