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세계화 시대의 미래인재 확보 전략…바호주·후지이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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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글로벌 인재포럼세계인은 지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에 살고 있다.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을 중단하면서 독일인들은 올겨울 장작을 때야 할지도 모른다며 걱정하고 있다. 스위스는 실내 온도를 19도 이상 높이면 최대 징역 3년에 처하는 법을 추진 중이다. 안전자산이라던 엔화가치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일본은 3대 경제대국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11월 2~3일 그랜드워커힐서울
글로벌 경제 위기·보호주의 갈등
다국간 민주적 협력 더 중요해져
전세계 치열한 인재 확보경쟁 속
글로벌 반도체 전문가 한자리에
시민들의 일상생활도 크게 달라졌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 폭우, 태풍, 가뭄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재앙이 아니라 현실의 공포가 됐다. 급속한 디지털 전환은 직장, 학교, 가정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대전환 시대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각계 전문가와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가 오는 11월 2~3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마련된다. 한국경제신문사·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인재포럼 2022’ 행사다. 대주제는 ‘The Next: 대전환 시대의 인재’다.
“다국 간 민주적 협력이 열쇠”
올해 인재포럼의 문을 여는 첫 번째 기조 세션은 조제 마누엘 바호주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회장이 맡는다. 연설 주제는 ‘세계 대전환과 탈세계화’다. 바호주 회장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에너지 안보 등 세계인이 당면한 주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가 협력이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바호주 회장은 지난 5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만에 스위스에서 대면으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탈(脫)세계화의 위험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 심해진 와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이런 움직임은 세계의 디커플링(단절)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 각국에 생산기지를 두는 ‘오프쇼어링’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공급망을 다시 자국으로 이전하는 ‘온쇼어링’, 생산시설 국유화 등으로 세계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세계화와 보호주의의 갈등에서 누가 이길지 확실하지 않다”고 우려했다.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의장도 맡고 있는 바호주 회장은 “다국 간 민주적인 협력이 백신 불균형 및 에너지 안보 문제 등 세계인이 공통으로 당면한 주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유일한 열쇠”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벨상만 13명…도쿄대의 미래 전략은
세계 각국은 대전환 시대를 맞아 이미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인재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윤석열 정부도 이에 대응해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안’을 내놓았다.이웃 국가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보다 앞서 초·중·고교에 정보와 인공지능(AI) 교육을 도입하는 등 변화의 물결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최고 명문대인 도쿄대의 후지이 데루오 총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대학교육 방향’에 대해 기조연설을 한다. 지금까지 1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도쿄대는 첨단산업 분야의 과학기술 전문가 양성은 물론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있다.
후지이 총장은 마이크로 유체 시스템을 전공한 공학자 출신으로, 도쿄대 생산기술 연구소장을 지내며 해외에 산학협력 거점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주도해왔다. 그는 기조연설 이후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 대학교육의 미래와 디지털 시대의 인재양성 방안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글로벌 반도체 전문가 집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반도체 시장이다.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의 중심인 반도체 기술을 중국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미국은 반도체 국제 공급망 협력체인 ‘칩4(한국 미국 일본 대만)’ 동맹을 추진하고 있다.한국 정부가 10년간 15만 명의 반도체 기술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것도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글로벌인재포럼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올해 특별 세션 ‘반도체 기술패권 시대’와 ‘반도체 인재 확보 전쟁’을 마련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김선식 삼성전자 DS부문 인사담당 부사장, 샴 우파댜이 인텔 아시아 부사장 등이 참석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논의한다.
그 밖에 로버트 프랑스 코닝 수석부사장(HR총괄), 데이비드 오터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마리오 리사넨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총괄책임자, 마이클 펑 몬테레이 공대 미래교육연구소 전무 등 90여 명의 국내외 저명인사가 27개 세션에 참가할 예정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