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정은 딸 행사등장' 보도에 "그렇게 공개할까 의구심"

"클로즈업 등 특이한 측면 있으나 정보 없어 확인 못해"
"北, 민생 불안정 심화됐지만 버티기는 가능한 수준"
통일부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로 추정되는 소녀가 공식행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통일부 당국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관련 보도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김정은의 딸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여부를 판단할) 어떤 근거를 갖고 있지는 않다"며 "현재까지 그런 정보가 없어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 소녀가 클로즈업된다든지 리설주 여사와 대화를 하고 복장이 다른 출연자와 다르다는 특이한 측면은 있었지만 (딸이 맞다면) 그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그렇게 공개를 할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답변은 정부가 '김정은 딸 등장'에 대한 외신 보도의 신빙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지난 23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중국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9)가 지난 9일 북한 정권 수립 74주년 경축 행사 무대에 처음 등장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김정은이 언급한 백신 접종 문제에 대해선 "곧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중국산 백신을 비공식적으로 수입해 이미 접종하고 있을 가능성엔 "개연성은 있지만, 그렇다 아니다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결행 시점과 관련해선 중국의 정치 일정을 고려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국자는 "북한이 중국의 큰 정치행사인 당대회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큰 도발을 하지 않았던 사례가 있어 그 시기는 좀 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고 말했다.중국에서는 내달 16일부터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열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사실상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공세적인 핵무력 법령 채택에 대해선 비핵국가들이 다른 핵무기보유국과 야합해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운 점 등으로 볼 때 "한미 공조를 견제하는 측면이 있다"고 통일부는 판단했다.

또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선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생필품, 원부자재 수급 상황이 악화하고 산업 가동률은 저하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국자는 "지난해 작황이 469만t으로 나쁘지 않았고 외부 식량 도입량도 증가해 그럭저럭 버티기는 가능한 수준"이라고 봤다.아울러 북한이 체제 결속을 위한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반(反)사회주의에 대한 단속 강화, 선전선동 중심의 문화예술 확대 등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