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조작 사건'…尹 비속어 논란에 새 이름 붙인 與

주호영 "단정적으로 자막 입힌 조작 사건"
권성동 "자막 조작 사건 본질은 선동 시도"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TF' 구성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자막 조작 사건'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더불어민주당과 MBC 간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반격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띄우기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이번 '대통령 해외 순방 자막 사건'에서 보듯이 다수당인 민주당은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서 국익 훼손도 서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현판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확한 워딩이 무엇인지 전문가들끼리도 음향분석에서 드러나지 않는데 (MBC가) 단정적으로 자막을 입혔다"고 명명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의 방송을 '편파', '조작'으로 규정해 역공을 펼치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날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TF를 띄웠다. TF 위원장은 박대출 의원이 맡고 위원으로는 박성중, 윤두현, 윤한홍, 장동혁, 조수진, 최형두 의원이 참여한다.

주 원내대표는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보도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항간에 돌아다니는 '받은 글', 소위 지라시를 자막으로 그대로 입혀 방송하는 건 공영방송의 책임을 포기한 행위"라고 했다.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MBC 자막 조작 사건'의 본질은 광우병 사태처럼 MBC가 조작하고, 민주당이 선동해 정권을 위기에 몰아넣으려는 시도"라며 "MBC는 뉴스 자막에 '(미국)'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있지도 않은 말을 끼워 넣어 조작을 완성했다"고 적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물타기 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통령에 대한 모함으로 국민을 선동하고, 제2, 제3의 광우병 사태를 조작시키기 위해 혈안"이라며 "마치 자신들의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악의 축'을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썼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비속어 발언 자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호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발언에 대한 선(先) 진상 파악이 있고 나서는 어떤 형태로든지 국민께 입장 표명, 비속어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했다.김행 비상대책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비속어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며 "대통령께 강요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 야당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