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원 휴미라 복제약 시장…셀트리온·삼성에피스 '출사표'

세계 1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美 특허만료 앞두고 선점 경쟁
국내社 제품 차별화로 승부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단일 의약품 기준 ‘세계 판매 1위’ 타이틀을 10년 가까이 지키고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 등의 치료에 쓰는 휴미라는 지난해에만 약 28조원어치가 팔렸다. 이 가운데 미국 판매액만 23조원이다.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미국 특허 만료가 다가오면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과 암젠 산도스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10곳이 내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다. 애브비와 협상을 통해 가장 먼저 뛰어드는 곳은 암젠이다. 내년 1월 1일 미국 시장에 ‘암제비타’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산도스 등은 내년 7월 1일 일제히 제품을 선보인다.암젠보다 출시 시기가 6개월 늦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고농도’ 제품을 내세워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휴미라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고농도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덕분이다. 암젠은 저농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내놓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저농도와 고농도 제품으로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고농도 제품으로 연내 허가를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고농도 제품은 저농도에 비해 투여시간이 짧아 환자들이 선호한다”고 했다.

현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확보한 10곳 가운데 고농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아이슬란드의 알보텍 등 세 곳이다. 미국 암젠을 비롯해 베링거인겔하임(독일) 코헤러스(미국) 화이자(미국) 프레제니우스카비(독일) 산도스(독일) 비아트리스(미국) 등은 저농도 제품을 개발했다.

고농도 제품을 개발한 알보텍이 생산관리 문제로 승인을 거절당한 것도 국내 바이오기업엔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휴미라 처방 환자의 80%가 고농도 제품을 투여받는 만큼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