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회의장 항의 방문…"박진 해임건의안 상정 말아야"

주호영 "불신임 건의안 남용 시 국회 희화화"
"헌법상 불신임 건의안을 남용해서는 안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진표 국회의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해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김 의장과 30분가량 대화를 나눈 뒤 취재진과 만나 "박 장관 불신임(해임) 건의안에 대해 의사일정이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회의에) 상정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말씀드렸다"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장관이 취임한 지 넉 달이 채 안 됐는데, 헌법상 불신임 건의안을 이렇게 남용해선 안 된다"며 "만약 불신임 건의안이 남용되고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국회 희화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했다.

이어 "국가적으로도 외교부 장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익을 지키기 위해 전 세계 국가들과 교섭하고 협상한다"며 "그런데 국내에서 불신임이라는 낙인을 찍고 나면 어떻게 제대로 대한민국을 제대로 권위 있게 대표할 수 있겠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불신임 건의안이 통과된다면 국익을 해치는 일인 만큼, 민주당에도 자제를 촉구하고 의사일정이 협의되지 않으면 내일 (본회의에서) 심의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 사진=뉴스1
앞서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개최해 소속 의원 169명 명의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해임건의안은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추인받았다.

민주당은 건의안에서 "박 장관이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가 아무런 성과도 없어 국격 손상과 국익 훼손이라는 전대미문의 외교적 참사로 끝난 데 대해 주무 장관으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박 장관은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엄중한 상황에서 야당이 당리당략으로 다수의 힘에 의존 외교마저 정쟁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외교는 국익을 지키는 마지노선"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박 장관은 "외교가 정쟁 이슈화되면 국익이 손상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저는 이 나라 외교부 장관으로서 오직 국민과 국익을 위해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