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 칼럼] 경제 쓰나미, 집값 폭락 대비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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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현재 서울의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 가격비율)이 18인데, 이게 10~12 정도로 떨어져야 정상 "이라고 강조했다. 집값이 지금보다 30~40% 더 내려가야 한다는 말과 같다.
내비우스, 유동화로 대비하고 주택 패러다임 바꿔야
주택 가격은 폭등보다 폭락이 개인이나 국가에 더 피해가 크다. 정부는 주택 가격이 서서히 내려가도록 주택 안정화, 이른바' 소프트 랜딩(연착륙)'시켜야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급격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더하여 저성장,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등 이른바 '3고 2저'로 집값 하락은 가파르게 추락할 전망이다. 대책이 시급하다.
▲ IMF 때는 기업부채 지금은 세계 1위 수준의 가계부채 직격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 자금은 금융과 실물시장을 왜곡시켰고 국제질서를 고립주의로 회귀시키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국제적 공급망 붕괴에 따른 원자재 폭등, 미국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고금리로 인한 달러 강세는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눈 뜨고 당해야 하는 경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특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제2의 IMF 위기설이 공공연하게 거론된다. 25일 블룸버그 통신이 아시아에 ‘제2의 외환 위기’를 경고하면서 직격타를 맞을 통화로 한국 원화를 지목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는 기업의 고부채로 촉발되었지만 지금은 가계부채가 1차 문제다. 기업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 2위인 기업부채 역시 만만치 않다.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04.3%로, 세계 36개국 중에 가장 높다. 가계부채에 전세·준전세 보증금 부채 851조 원을 더하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량은 2713조 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GDP 대비 130%를 넘어 세계 1위 수준이다.
▲ 주택 가격 10% 하락하면 900 조원 이상 증발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민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이 1경 1,592조 원이다. 가계부문의 순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주택(52.6%), 부동산(27%) 등이 79.6%로 9,227조 원이다. 국내 주택 수는 약 2천만 호인데 개인 소유 부동산을 합하면 평균 약 4억 6천만 원 정도다. 주택값이 10%만 하락해도 한국 연간 예산의 1.5배에 해당하는 900조 원이 이상이 증발한다. 집값의 급격한 하락으로 국민은 커피 한잔 사 마실 여유도 없어져 내수는 얼어붙고 기업과 은행 등에 영향을 미쳐 경제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된다. 국가 경제는 혼란에 처한다. 막아야 한다. 다행히 방법은 있다. 떨어지는 집을 사서 유동화하고 주택정책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먼저 집은 이제 돈을 버는 투자재가 아니라 소비재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주택을 말 그대로 주거하는 용도로 돌려놓아야 한다. 한국에만 있는 전세제도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한 바 크지만 갭(Gap) 투자로 주택 가격 상승, 거품 조성에 한몫을 해왔다.
정부의 주택정책도 주택 가격 거품을 키우는데 크게 거들었다. 주택 가격이 과열되면 억제, 떨어지면 부양책을 써왔다. 주식 풋 옵션(put option)처럼 정부가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준 셈이다. 국민은 엉덩이에 자산의 약 80%를 깔고 살았다. 이제 비생산적인 부동산이 아니라 기업 등에 선순환하는 생산적인 안전 투자처를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부자를 제외한 일반 국민은 월세 형태로 살고 부동산 자산을 활용하여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 이제 유동화로 떨어지는 집값을 잡는 방법을 알아보자.
▲ 주택을 사서 유동화 채권 발행, 월세시장으로 주택시장 패러다임 바꿔야
가칭 주택청 또는 내비우스(필자 명명, Naviuse) 같은 민간기업이 가격이 떨어지는 약 200만 호의 주택을 구입하여 평생 회원제 주택으로 운영하면 된다. 당장 집값의 급격한 하락을 막을 수 있다. 국내 총 주택의 약 10%다.내비우스는 navigator's house의 합성어의 줄임 말로 인생이라는 긴 항로에 사람이 집에 이끌려 살지 말고 집이 따라오라는 의미로 만든 말이다.
주택구입자금 약 800조 원은 사들인 집과 전월세 수익을 자산으로 유동화 채권(필자 명명 내비우스채권, NBS Naviuse Backed Securities)을 발행하여 충당하면 된다. 내비우스 채권은 한국 주택금융공사가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MBS보다 조기상환 위험 등이 적어 더 안정적이다.
보험, 연기금, 은행 등 장기 안정적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에게는 MBS보다 우량한 채권시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9월 현재 한국 주택금융공사의 MBS 잔액은 153조 원이다.
▲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 서비스 혜택
내비우스 회원은 입회보증금을 낸 후 자신이 원하는 크기, 지역, 주거 형태(아파트, 단독 등)를 선택해 입주한다. 입회보증금은 일정 금액 이상을 예치하면 되고, 회원이 주거하는 주택의 적정 전세가보다 입회보증금이 적을 때는 차액만큼 월세를 지불하면 된다.내비우스회원은 시장 전월세 전환율보다 항상 적게 월세를 적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내비우스채권은 최소 금리로 자금시장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국고채권 20년 기준에 스프레드, 헷지 비용, 운영 및 발행비용과 버퍼 등을 반영하여 조달하여 항상 주택시장의 전월세 전환율보다 적게 월세를 받아도 된다.
정부나 금융회사가 내비우스에 신용보강을 해준다면 최저금리로 주택 매수자금을 시장에서 필요한 만큼 조달할 수 있다.
반대로 회원이 사는 주택의 적정 전세가가 입회보증금보다 적을 때는 초과한 보증금에 대해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입회보증금을 투자 수단으로 과다하게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도리어 입회보증금 상한제를 운용해야 한다.
▲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주거이전 자유 마음껏 누려
내비우스 회원은 약 3개월마다 주거지를 이동할 수가 있다. 직장 및 사정에 따라 이동 희망지역 및 주거형태와 크기를 선택해 조건이 부합하면 평생 자유롭게 이사할 수 있다. 또 가지고 있는 가구, 가전 등 생활 물품 등은 내비우스에 내부 전산망인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클릭으로 출장 보관 및 반출할 수 있는 물품 클라우딩 서비스와 회원 간에 물품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1가구당 보유한 1,759만 원의 가구 등 동산을 활용해 최대 약 35조 원의 공유경제 시장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에도 수요조사를 통해 적정한 지역에 내비우스 주택을 매수해서 운영하여 은퇴자들의 단기성 계절 이민, 유학 및 비즈니스 장기 출장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글로벌 한국인이 자유롭게 세계를 누비고 다닐 수 있는 국제적 주거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로써 내비우스 회원은 기존의 값비싼 주택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나이, 직업, 학업, 건강 등에 따라 최소의 경제적 부담으로 적합한 주택을 사용해 헌법에서 정한 거주이전의 자유를 실효적으로 만끽하게 된다. 정부는 규제와 완화를 반복하는 주택정책에서 벗어나게 된다
▲ 정부의 주택정책 여유 생기고 가계부채 감소 효과도 커져
2019년 주택거래량은 약 80만 건이고, 최근 5년간 평균 거래 건수는 약 100만 건 정도 된다. 즉 전체 주택 수의 5% 정도가 거래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비우스는 국내 전체 주택의 약 10%에 해당하는 200만 호를 회원제 주택서비스로 활용하기 때문에 주택 가격 정책에 매우 큰 완충지역이 생기게 된다.이는 시장의 자유 기능에 따른 임차주택, 회원제 주택서비스이지만 임차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내비우스 조직(회사) 입장에서도 주택 가격의 변동에 크게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조달 비용과 전월세 전환율은 연동되어 있어서 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도 오른다. 이에 따라 전월세 전환율 오르고,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역시 같이 전월세 전환율도 연동해 내림으로서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일정 범위 내에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택 1호당 평균 대출이 약 113백만 원인데 내비우스 운영으로 개인부채가 약 227조 원 줄어들 수 있다. 그리고 정부는 내비우스 시행 후에는 내비우스에 대한 전월세 정책 조정만으로도 전체 주택 및 전세 등 임차 시장을 실효적으로 통제가 가능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으로 국민들의 주거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청년 주택 문제도 해결
홍콩은 높은 집값과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싼 아파트 월세에도 서민들은 부족하지만 공공임대주택정책으로 버티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공공주택을 시장보다 낮은 분양가로 대다수 국민에게 공급하는 정책과 주택 구매를 연금제도와 연결하는 주택금융·보조금 지원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국민연금, 의료보험과 같이 소득이 발생할 때 주택(내비우스) 기금을 기업, 근로자, 정부가 적정하게 분배해서 납부하도록 해서 신혼부부와 청년 등 사회초년생들이 초기부터 목돈의 보증금이 없이 주택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집 때문에 결혼 및 출산을 기피하거나 미루는 일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주택정책은 거시와 미시경제는 물론이고 학군 등 인구 사회학적, 심리적 상황 등 인간의 모든 삶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분야이다. 그리고 시장에 맡겨 놓으면 필히 시장실패가 발생해 공공이 개입하지 않으면 약자들은 비를 피할 처마 밑 공간도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체를 보고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 사유재산과 자유, 시장은 창의를 샘솟게 하는 자본주의의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정치적 사심을 가지고 주택정책을 펼치면 100전 100패가 아니라 선량한 국민들의 피해만 크다.
내비우스는 라이프 사이클에 맞추어 자유롭게 주거 문제를 해결하여 그야말로 헌법에서 보장한 주거이전의 권리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제도이다. 정부로서는 집값을 조절할 수 있는 완충지역을 가지게 되어 집값이 일시에 급락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제 주택정책, 주택 제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닥쳐올 경제 쓰나미와 집값 폭락에 대비할 수 있다. 부동산에 발목 잡혀 한국 경제 역동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자유롭게 주거 형태 및 지역을 선택하게 해주어야 한다.
또 이번 기회에 비생산적인 부동산에 편중한 한국 가계 자산구조를 바꿔야 한다. 한국의 가계 자산 중 부동산 자산 비중을 80%에서 50% 이하로 줄이고, 30% 수준의 금융자산 비중을 미국, 일본, 영국처럼 50~6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개인도 국가도 역동적으로 바뀌고 진정 선진국으로 가는 주택 구조 변화다.
그 시작은 내비우스에 달려있다. 오랜 시간 연구하여 준비한 제도, 국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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