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울렛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시민 조문 이어져

참사 전날도 아웃렛 방문했던 인근 주민들 안타까워해
"이분들 다 열심히 살아온 우리 이웃이잖아요. "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참사 사흘째인 28일 오후, 현장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근근이 시민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눈이 발개진 채로 분향소를 찾은 시민 홍모(53) 씨는 "아는 분은 없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사시던 분들이 지하에서 생을 마감하셨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울먹였다.

초등학생 자녀 두 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김모(38) 씨는 화재 발생 전날인 지난 25일에도 자녀들과 아웃렛을 방문했다고 한다. 김씨는 "하루아침에 자주 오던 곳이 이렇게 돼버리니까 아이들도 많이 놀랐다"면서 "남 일 같지 않아서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일이 생각나는데, 그럴 때마다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며 눈물을 흘렸다.

남편과 함께 방문한 인근 주민 채모(34) 씨도 이곳이 7살 자녀와 1주일에 두세 번은 방문할 정도로 친숙한 장소라고 했다.

채씨는 "화재 전날도 아이랑 같이 와서 쇼핑하고 잔디밭에서 놀기도 했다"면서 "희생자분 중에 나와 성(姓), 연령대가 같은 분이 있어서 더 마음이 착잡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녹색 유니폼을 입고 분향소를 찾은 풀무원 테크노오피스 직원들은 사무실이 바로 앞에 있어서 매일 이곳을 드나들었다고 했다.

이들은 "아웃렛 직원분들에게 건강음료와 유제품을 배달하기 위해 오전 10시면 이곳을 방문했다"면서 "매일 드나들던 곳이고 한 번쯤은 오가면서 얼굴을 봤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분향을 마친 뒤 이들은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하는 기관 직원들과 경찰, 소방대원들을 찾아가 건강음료를 전하며 "고생하시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희생자들이 돌아가신 현장에서 사고 수습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작은 성의라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슬픈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대전 현대아울렛 앞에서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민주노총이 주관하는 촛불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