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전북 감독의 걱정…"김진수, 몸 좀 사려야 하지 않나"

울산과 치열한 우승 경쟁…"경기는 못 빼지만, 회복 세밀하게 체크"
"몸 좀 사려야 하지 않나 싶은데 말입니다. 하하하"
본격적인 프로축구 K리그1 우승 경쟁을 앞둔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은 김진수가 대표팀에서 보여준 열정에 '난처'해 했다.

김진수는 한국 축구 최고의 왼쪽 풀백 자원으로 손꼽힌다.

전북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9월 A매치 기간에도 대표팀에 선발된 김진수는 코스타리카전에서는 66분을 소화했고, 카메룬전에서는 풀타임을 뛰었다.

공격 가담이 많아, 자연스럽게 뛰는 거리도 긴 김진수는 카메룬전 막판에는 매우 힘겨워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는 아예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의료진을 놀라게 했다. 김 감독에게도 가슴 철렁했을 장면이었다.

전북 역시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왼쪽 플레이를 김진수에게 크게 의존한다.

김 감독은 2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안타까웠던 심정을 특유의 '개그'를 섞어 드러냈다.
김 감독은 "(대표팀에서는) 진수가 힘들면 손들고 교체해달라는 사인도 좀 하면 좋겠다.

몸도 좀 사려야 하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이어 "전북에서도,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잘하는 김진수를 보면 내 기분이 다 좋다"며 흡족해했다.

이제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마음을 졸일 차례다.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5경기에서 체력이 한계에 다다른 김진수가 다치기라도 하면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전에 큰 악재다.

그런데 김 감독은 전북의 필수 자원인 김진수를 쉬게 할 생각이 없다.

전북은 울산과 K리그1에서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북이 울산에 승점 5 뒤진 가운데, 김 감독은 역전 우승을 위해 김진수를 100% 활용해야 한다.

'네가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지만, 김 감독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

김 감독은 "나도, 우리 팀도 살아야 한다.

김진수의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 안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배려만 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는 소화를 시키되, 회복을 잘하는지 다른 선수들보다 더 세밀하게 체크를 하겠다"고 말했다.

카메룬전에서 또 한 명의 '애제자'가 맹활약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원래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였던 손준호는 2020시즌 전북 현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팀의 K리그1 우승에 앞장서고 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거머쥐었다.

중국으로 이적한 뒤에도 2021년 슈퍼리그 시즌 MVP로 선정됐다.

현역 시절 '명품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김 감독의 조련을 받고 '완성형 미드필더'로 거듭난 결과였다.

김 감독은 2020시즌을 앞두고 손준호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쏟아부었다.

그 결실이 한국 축구 전체에 큰 자산이 되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혹시라도 중국에서 손준호의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면서 "어제 경기를 보며 월드컵에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준호에게 (수비력 강화를 위한) 특별 훈련을 시켰던 기억이 난다. 손준호가 월드컵에 출전해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일조한다면, 크게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