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꾼 HL그룹, 첫 인사 단행…미래사업 이끌 전담 조직도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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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주년 맞아 대대적인 개편다음달 1일 창립 60주년을 맞는 HL그룹이 임원 인사를 했다. 지난 8월 18일 한라그룹에서 그룹명을 바꾼 뒤 이뤄진 첫 인사다.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성장’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자동차와 건설 이외 영역에서 미래 먹거리를 새로 발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몽원 HL그룹 회장이 직접 지휘하는 미래사업실과 HR혁신실을 신설했다.
미래사업실·HR혁신실 신설
정몽원 회장, 두 조직 진두지휘
만도 수석사장에 조성현 승진
지주부문 김광헌, 사업은 김준범
건설 홍석화·만도브로제 박도순
HL그룹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조성현 HL만도 사장은 수석사장으로 승진했다. 자동차 부문인 HL만도의 그룹 내 비중이 높고 사업 확장성도 크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지주사인 HL홀딩스에서 지주부문은 김광헌 HL만도 부사장이, 사업부문은 김준범 HL홀딩스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주부문은 계열사와 브랜드 관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한마디로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셈이다. 사업부문은 자동차 부품 유통, 냉장·냉동 등 물류 사업을 맡는다. 사업별 전략을 조율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사업부문의 역할이다.
건설부문인 HL D&I 한라도 수장이 바뀌었다. 홍석화 HL홀딩스 지주부문 사장이 이 회사로 자리를 옮긴다. 박도순 HL만도 부사장은 만도브로제 사장으로 승진했다. 만도브로제는 독일 부품사 브로제와 합작해 공조장치용 모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HL만도 서스펜션 BU장은 오세준 부사장이 맡는다. 브레이크 BU장은 이기관 부사장이 승진 발령됐다. HL그룹은 이 밖에 부사장 6명, 전무 8명, 상무 9명, 상무보 15명 등의 승진 인사를 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회장 직속 조직 신설이다. 정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미래사업실이 신규 먹거리를 발굴하고, HR혁신실은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한다. 김형석 HL홀딩스 부사장이 미래사업실장을, 이석민 전 HL D&I 한라 사장이 HR혁신실장을 맡는다. HL그룹은 이 두 조직을 통해 신성장 분야를 발굴할 계획이다.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도 겸임하는 정 회장은 ‘사람이 HL의 자부심’이란 지론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이번 인사를 발표하며 “새로운 기업 브랜드와 함께 강하고, 체계적이며 전문성을 겸비한 젊은 조직으로 담대하고 우직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젊은 조직으로 거듭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1962년 설립된 현대양행이 모태인 HL그룹은 1984년부터 38년간 한라를 사명으로 써왔다. HL은 두 번째 사명이다. 영단어 ‘하이어 라이프(higher life)’의 첫음절을 따 ‘더 높은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정 회장은 사내 배포한 60주년 기념사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HL의 새로운 비전은 ‘익숙한 것을 혁신하고, 미지의 영역에 도전한다’는 것”이라며 “편한 것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고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