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차 보조금 없애더니…한국 반발에 "앗 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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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의원, 현대차도 2026년까지 보조금 지급토록 한 법안 발의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한국 전기차가 미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돼 차별 논란이 있는 가운데, 보조금 관련 법 조항 적용을 수년간 유예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앤디 킴 하원의원 "한국의 IRA 우려 해소 위해 노력"
현대차가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한 조지아주의 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은 29일(현지시간) 본인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조지아 자동차 구매자들과 완성차 업체들이 보조금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이 법안의 핵심은 IRA의 보조금 관련 일부 조항에 대해 유예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을 위한 합리적인 전기자동차 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현대차 등 미국 내에서 전기차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선 IRA의 보조금 지급 관련 조항 적용을 오는 2026년까지 유예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한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
지난달 17일 발효한 IRA는 우리나라에서 '전기차 보조금 차별법'으로 통한다. 미국 내 신형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보조금을 주던 혜택을,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만 적용하기로 해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을 미국 현지 생산 없이 수출 중인 탓에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됐다. 가격경쟁력이 사라진 셈이다.특히 현대·기아차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21년 4.7%에서 2022년 1~7월 기준 9.1%(미국 내 점유율 2위)까지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에서 보조금 혜택 폐지는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에 대규모 투자 요청하고선 보조금은 없애
보조금 폐지 소식이 한국 정부를 비롯해 소비자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현대차 그룹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에만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모두 105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대규모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이같은 차별은 부당하다며 국내 여론이 들끓었다.윤석열 대통령도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IRA와 관련, "양국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한국 측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방안이 마련되도록 잘 챙겨보겠다"고 답변했다.외신들도 한국의 반발을 자세히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IRA에서 한국 차에 대한 보조금 혜택이 사라진 것과 관련해 “미국이 해외 동맹국들과 추진하는 ‘경제 안보 동맹’과 국내에서 추진 중인 ‘미국 우선주의’가 충돌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또 한국은 올 상반기에 전기차 배터리 업계를 중심으로 미국에 3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 미국에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든 국가라는 사실도 소개했다. 또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정의선 현대차 회장에게 건넨 "절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말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바이든의 약속은 공수표가 됐고, 수많은 한국인이 미국에 실망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美 의원, 현대차 전기차 보조금 계속해서 주도록 법안 상정
하지만 워녹 의원의 법안이 현재 안대로 처리되면 현대차는 2025년 조지아주 서배나에 완공할 예정인 전기차 공장을 가동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워녹 의원뿐 아니라 조지아주 관련 정치인들도 지원 공세에 나섰다. 존 오소프(민주) 상원의원, 버디 카터(공화) 하원의원도 앞서 “IRA 법으로 한국산 전기차가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미국 연방 하원의 앤디 김 의원(민주·뉴저지)도 이날 미국 의회가 IRA 시행으로 한국산 전기차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계인 김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연방하원에서 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의회에서도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방법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어떤 장담도 할 수는 없지만 나도 관여해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