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나쁜 피드백' 줬다고 보복하면 가차 없이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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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선“망하는 회사의 공통점은 직원들의 피드백이 없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일하나요
크리스 채 지음
더퀘스트
272쪽│1만8000원
메타(옛 페이스북)의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는 매년 팀장들을 상대로 리더십 강의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메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업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건설적인 피드백이 자유롭게 오가는 분위기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중요한 건 ‘어떻게’다. 아무리 좋은 원칙이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문화와 구체적인 지침이 없으면 ‘허공 속의 외침’일 뿐이다.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를 읽다 보면 어떻게 메타와 같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이런 근무환경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메타 본사에 사원으로 입사해 약 7년간 팀장, 신규사업팀 리더, 메타 1호 디자인 전략가를 거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 채가 썼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많지만, 실제 실무를 경험하고 리더급까지 올라간 한국인을 소개한 책은 국내에 드물다.
메타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 가운데서도 ‘피드백 문화’가 활발한 곳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피드백을 듣기 위해 매주 직원들과 회의를 연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피드백을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절대 보복 금지’ 제도다. 만약 보복 행위가 일어나면 가차 없이 보복한 사람을 해고한다.직원들에게 피드백 기술에 대한 훈련도 꾸준히 한다. 예컨대 ‘그렇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행동을 직접 지적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하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는데, 다른 행동을 할 것을 추천한다’고 임팩트(결과)를 짚는 식이다. 피드백을 받았을 땐 감정이 상해 갈등이 불거지지 않도록 ‘피드백을 받는 법’도 교육한다.
저자는 피드백을 포함해 메타가 일하는 7가지 방식을 소개한다. 메타의 조직문화와 제도뿐 아니라 저자가 실제 그 속에서 겪은 고민과 갈등 스토리도 담겨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