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사건 수행한 행정사 기소…노무사회 "고발 이어갈 것"

대구지방검찰청은 지난 26일 2명의 근로자부터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의뢰받고 퇴직금,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의뢰인의 계좌로 지급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작성해 사업장에 발송한 전직 경찰관 출신 A 행정사를 구 약식기소했다.

30일 공인노무사회에 따르면 검찰은 A 행정사가 공인노무사법, 변호사법, 행정사법을 동시에 위반했다고 봐 벌금 500만원으로 구약식 기소했다. 행정사가 공인노무사 직무를 수행해서 처벌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다만 이번처럼 공인노무사법과 변호사법, 행정사법 등 3법 위반으로 동시에 기소된 사례는 처음이다.

공소장에는 △A 행정사가 공인노무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인노무사의 직무인 노동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기관에 행하는 권리구제 등을 대행해 공인노무사의 직무를 업으로 수행(공인노무사법 위반) △변호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금품을 받고 일반 법률사건에 대해 대리, 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변호사법 위반) △행정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서 타인의 권리분쟁에 개입(행정사법 위반)했다고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공인노무사회 관계자는 "행정사가 공인노무사 직무를 수행할 경우 3가지 법으로 경합하여 동시에 처벌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다양한 형태로 행정사를 고발해 행정사의 공인노무사법 위반행위가 근절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자격증 없이 노무사와 변호사 업무를 수행한 행정사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해 1월 한 행정사가 근로자로부터 체불임금 사건 등을 의뢰받은 다음, 체불을 저지른 회사에 "증빙자료를 제출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자신의 계좌로 체불임금을 받은 사건을 두고 노무사법, 변호사법 위반을 이유로 징역 8년과 집행유예 2년, 80시간 사회봉사, 600여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