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인천…검단 8억 아파트 분양권 '반토막'
입력
수정
지면A16
인천 집값 1주새 낙폭 최대인천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로 전국적으로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인천의 하락세는 6대 광역시 중 가장 두드러진다.
"단기 급등에 하락도 빨라"
하반기 입주물량 줄줄이 대기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9월 마지막 주 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에 비해 0.31% 떨어졌다. 전주(-0.29%)보다 낙폭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2년 5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9월 마지막 주 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폭은 -0.31%로 5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컸다. 이어 대전(-0.29%), 대구(-0.26%), 부산(-0.20%), 광주(-0.18%) 순이었다.
집값 하락세를 이끄는 건 신도시와 대단지 등을 중심으로 한 신축·준신축급 아파트들이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내 ‘3대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우미린더시그니처, 금호어울림센트럴, 호반써밋1차 등(전용면적 84㎡)은 지난해 초만 해도 분양권이 7억~8억원대 시세를 형성했다. 2019년 초 4억원 안팎이던 시세를 감안하면 1~2년 새 최대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대출이자 부담이 빠르게 늘자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2월 7억4050만원으로 거래된 우미린더시그니처(20층)는 올 4월엔 4억9060만원(17층)으로 2억4990만원 떨어졌다. 지난해 8월 7억9440만원(4층)까지 올랐던 금호어울림센트럴은 올 5월엔 직거래로 4억427만원(22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9개월 만에 3억9013만원(49.11%) 하락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값이 단기간에 급하게 올랐기 때문에 매수세가 사라지자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정부가 인천 일부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풀었지만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물은 정부의 규제 완화 직전인 지난달 20일엔 2만6666건이었지만 이날 기준으로는 2만7530건으로 3.2% 증가했다. 앞으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 하반기 이후 인천 지역 입주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인천의 분기별 적정 아파트 입주 물량은 3703가구로 분석되고 있는데 올 3분기에만 1만19가구가 공급됐고, 4분기엔 8472가구가 추가로 풀릴 예정이다.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8962가구, 1만3673가구 공급이 계획돼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미 인천의 8월 미분양 물량은 1222가구로 전월(544가구)에 비해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주택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자 공인중개사무소 폐업도 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게시판엔 인천 지역 사무소를 매매한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에만 71곳의 인천 공인중개사무소가 문을 닫았다. 신고 개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67곳에 그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