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여 년 전 한국과 일본 잇는 축…가야의 역사와 문화는

한·일 박물관, 12월까지 교류 전시…日서 '가야 유물' 다룬 전시 30년만
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반도 남부 내륙 지역에 뿌리를 내린 고대 국가다. 경남 김해에 있었던 금관가야를 비롯해 함안·고성, 경북 고령·성주·상주에 6개의 소국이 있었다.

고대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며 두 나라를 잇는 중요한 축이기도 했던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 전시가 일본에서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함께 4일 지바현 사쿠라시에 있는 국립역사민속박물관 특별 전시실에서 '가야-고대 동아시아를 살아 온 어느 왕국의 역사' 전시를 개막한다고 3일 밝혔다. 일본에서 한국의 가야 유물이 한자리에 모인 건 1992년 이후 약 30년 만이다.
우리 역사 속에 가야는 그동안 관련 기록이 부족한 탓에 '미지의 왕국'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김해 봉황동 유적, 고령 지산동 고분 등에서 발굴 조사가 진행되면서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두 박물관의 교류 전시 사업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크게 다섯 부분에 걸쳐 가야의 주요 유적과 유물을 소개한다. 5세기 대가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을 비롯해 금관가야, 대가야, 아라가야, 소가야의 유물 총 213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먼저 전시를 여는 '가야를 말하는 것' 부분에서는 가야의 토기 제작 기술과 철 문화를 다룬다.

가야 지역은 질 좋은 철광산이 산재해 철 기술이 발달했고 중후하고 화려한 무기를 만들었다. 합천 옥전 고분군에서 출토된 '봉황 장식 고리 자루 큰 칼'은 뛰어난 세공 기술을 보여준다.
2부 '가야로 가는 길'에서는 가야 시대 무덤에서 나온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가야의 다양성을 설명하고, 3부와 4부에서는 금관가야와 대가야의 국제 정세와 교류를 살펴본다.

가야 문화가 일본 고대 사회에 끼친 영향, 즉 가야와 왜의 교류적 측면도 부각했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마지막 '가야의 쇠퇴'에서는 백제와 신라 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노력한 가야의 외교 정책과 쇠퇴 양상을 짚는다.

이번 특별전은 당초 2020년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연기돼 올해 열리게 됐다.

전시는 12월 11일까지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에서 열린 뒤 내년에 규슈국립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등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국립김해박물관 전시에서는 가야의 영향을 받은 일본 유물을 선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1천500여 년 전 고대 한국과 일본 간 교류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일본인에게 널리 알리는 자리"라며 "이번 전시가 새로운 한일 교류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