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쇼크' 항공사들, 완전자본잠식 초비상

달러화 표시 부채 규모 커져
아시아나, 자본총계 '0원' 밑돌듯
아시아나항공과 저가항공사(LCC)들이 올 3분기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항공기 구매 또는 리스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달러 빚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달러 부채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환손실을 보게 됐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가 ‘0원’ 아래로 떨어지는 완전 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연결 기준 자본금은 3720억원, 자본총계는 2047억원이다.아시아나항공은 4조8863억원의 외화부채(상반기 기준)를 떠안고 있다. 상당수가 항공기 리스 관련 빚이다. 상장사이기 때문에 3분기 말 기준 원·달러 환율로 재평가해야 한다. 문제는 폭등한 환율이다. 6월 말 1298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9월 말 기준 1435원으로 약 10% 급등했다. 환차손에 따른 세전 순이익 감소 규모는 3585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3분기 1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고도 2500억원 이상 순손실을 볼 판이다. 3분기 순손실 규모가 자본총계(2047억원)를 초과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LCC 사정은 더 심각하다.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은 빈사 지경에 내몰렸다. 업계에선 항공사들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면 각 항공사의 항공기 리스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준호/이상은/김익환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