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10월에도 긴축·침체 찬바람…코스피 하단 2,020"(종합)

"아직 저점 안왔다…2,020∼2,050 하단" "과매도 국면서 박스권 장세"
"4분기 경기 경착륙 과정서 침체·실적 둔화에 단기 급락 가능성"
코스피가 2,100대에서 일단 하락을 멈췄다. 연휴 이후 10월 들어 처음 개장한 코스피는 4일 장중 2% 넘게 반등해 2,200을 회복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의 반등과 영국 감세안 철회 등 나라 밖 소식에 투자심리가 풀린 덕분이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시장충격에 선제 대응하고자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과 공매도 금지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겨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 긴축과 달러 강세 등 요인에 추가 반등 기대는 아직 약한 모습이다.

일각에선 증시가 아직 변곡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저점을 더 낮춰 제시했다. 특히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전까지 강도 높은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기로 한 데다, 달러 초강세가 계속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약세장이 가장 고통스러운 구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며 이달 지수 변동 폭으로 2,020∼2,320을 제시했다.

그는 "다만, 내년 2분기까지 경기 둔화가 계속되기 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스탠스를 바꾸고 수요둔화를 반영해 물가가 하락하면 국채금리 하락추세가 시작돼 증시 바닥을 만드는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변동성 지수가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며 "외국인 순매도 여력까지 고려하면 코스피는 기술적 관점에서 추가 하락할 수 있는 여력을 남겨두고 있다"며 이달 코스피 등락 폭을 2,050∼2,300으로 제시했다.

지수 하단인 2,050은 과거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 수준으로 2019년보다 빠른 이익감소를 반영하고 있는 구간이며 상단으로 제시한 2,300은 주가수익비율(PER) 9.3배 수준이다.

그는 "다만, 역사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 9배 이하 구간은 과매도로 등락 기간이 길지 않았다"며 "3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부합하면 주가는 PER 9배 이하 구간에서 복원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코스피가 이미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달에는 2,100을 저점으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이미 과도한 가격 조정을 받았다며 10월 코스피가 2,100∼2,350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주요국 증시가 9월 한 달간 10%대 폭락세를 연출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긴축, 실물 수요 둔화 등이 증시 불안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2019년 9월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시스템 리스크만큼 과도한 가격 조정을 받은 상태"라며 "이를 고려하면 10월 국내 증시는 상·하단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코스피가 2003∼2004년과 2013∼2016년과 같은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스권 형성 당시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점인 0.79배를 적용하면 지수 하단은 2,100으로 추산됐다.

한편에선 이달 하락추세에서 단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코스피는 '전강후약'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월 초중순에 단기 급락 후 하락 추세에서 일시적으로 오르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등락 폭의 하단으로 2019년 박스권 등락 당시 평균 지수대인 2,110을 제시한다"며 "반등 목표치는 2,350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증시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더라고 연말로 갈수록 하락추세가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침체 우려의 이중고에 전 세계 증시는 중장기 하락추세가 더욱 견고해져 4분기부터 본격적인 역 실적 장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장 변수가 물가와 통화정책에서 경기둔화 폭과 강도로 전환되고 경기 경착륙에 제조업경기 약화, 실적 하향 조정으로 코스피는 2,050을 바닥으로 2차 하락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며 "2차 하락 국면에서 경기 침체와 큰 폭의 이익 하향 조정이 이뤄지면 코스피의 단기 급락(언더슈팅)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