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가 국민 노후·근로자 위협…KDI "부자감세 아니다"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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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한국의 법인세가 국민의 노후소득과 주식투자자, 근로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인은 그 자체로 부자가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결합된 것이기 때문에 법인세율 인하 정책을 '부자감세'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은 우선 최근 국민 다수가 투자자로 나선 점을 언급했다. 법인세 인하로 기업이 이익을 얻으면 주주에게 배당을 늘리거나, 주식가치 상승으로 투자자가 시세차익을 거두게 되는데, 이는 특정 부자뿐 아니라 투자자 전체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일반 주식투자자가 늘어났다는 점이 근거가 된다. 실제 10만원 이상의 자산이 예탁돼있고 6개월간 한번 이상 거래된 주식거래 활성계좌는 2010년 1758만개에서 2021년 5551만개로 늘었다. 주식투자 인구는 1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김 위원은 "주식 투자가 보편화된 만큼 법인세 감세의 혜택이 많은 국민에게 공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법인세 감세로 인한 배당과 시세차익의 증대는 국민 노후소득의 안정성과도 이어진다는 게 김 위원의 생각이다. 국민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국민연금기금이 작년 말 기준 165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00년 2조원에 비하면 8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누진세는 소득재분배를 위해 사용하는 과세 방식이다.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거둬 저소득층에 분배하겠다는 의미다.
대부분 국가들이 법인세를 단일세율로 운영하는 것은 법인세를 누진세로 운영해 소득재분배를 하기는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법인은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주주, 대기업과 중소기업 주주 등으로 이뤄진 다양한 경제주체의 결합체이기 때문에 법인의 이익에 대한 누진세가 소득재분배로 이어질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김 위원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법인세를 국제기준에 맞게 간소화하고 최고세율도 OECD 평균(23.2%) 수준으로 낮추려는 것"이라며 "세수 감소 등 단기적 지표 변동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효과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법인세 감세=부자 감세는 정치 구호"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4일 '법인세 세율체계 개편안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은 "법인세는 부자가 아닌 다수의 투자자와 근로자에게 영향을 준다"며 "'법인세 감세=부자감세'라는 주장은 정치과정에서 제기된 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김 위원은 우선 최근 국민 다수가 투자자로 나선 점을 언급했다. 법인세 인하로 기업이 이익을 얻으면 주주에게 배당을 늘리거나, 주식가치 상승으로 투자자가 시세차익을 거두게 되는데, 이는 특정 부자뿐 아니라 투자자 전체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일반 주식투자자가 늘어났다는 점이 근거가 된다. 실제 10만원 이상의 자산이 예탁돼있고 6개월간 한번 이상 거래된 주식거래 활성계좌는 2010년 1758만개에서 2021년 5551만개로 늘었다. 주식투자 인구는 1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김 위원은 "주식 투자가 보편화된 만큼 법인세 감세의 혜택이 많은 국민에게 공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법인세 감세로 인한 배당과 시세차익의 증대는 국민 노후소득의 안정성과도 이어진다는 게 김 위원의 생각이다. 국민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국민연금기금이 작년 말 기준 165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00년 2조원에 비하면 8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법인세 올리면 임금 줄어
높은 법인세가 근로자에 귀착된다는 점도 언급됐다. 법인세를 올리면 근로자의 임금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김빛마로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인세 한계세율이 20%에서 22%로 인상될 때 임금 수준이 0.27%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세라토와 지다르의 연구에 따르면 법인세의 40%는 주주, 25~30%는 토지소유자, 30~35%는 근로자에게 전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법인세가 근로자에게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으나 여전히 3분의 1은 근로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감세로 인해 세수가 줄어들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는 "1986년 이후 39개국에서 최소 3%포인트 이상 법인세율을 인하한 94회의 감세 사례 중 48회는 3년 이내 법인세수가 증가했다"며 "세수 감소는 36회 나타났지만 GDP의 0.05%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한국의 누진적 법인세 구조를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OECD 국가 중 24곳은 법인세를 단일세율로 운영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경감세율을 활용해 단계적인 세금을 물린다. 누진세 형태로 운영하는 곳은 네덜란드와 한국 정도다. 네덜란드는 그마저도 이익이 5억5000만원을 기준으로 세율을 달리해 사실상 단일세율로 운영하고 있다.누진세는 소득재분배를 위해 사용하는 과세 방식이다.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거둬 저소득층에 분배하겠다는 의미다.
대부분 국가들이 법인세를 단일세율로 운영하는 것은 법인세를 누진세로 운영해 소득재분배를 하기는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법인은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주주, 대기업과 중소기업 주주 등으로 이뤄진 다양한 경제주체의 결합체이기 때문에 법인의 이익에 대한 누진세가 소득재분배로 이어질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김 위원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법인세를 국제기준에 맞게 간소화하고 최고세율도 OECD 평균(23.2%) 수준으로 낮추려는 것"이라며 "세수 감소 등 단기적 지표 변동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효과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