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터셉트, 중증 NASH 임상 3상 실패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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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증 NASH 3상은 성공간경변 치료제 ‘오칼리바’를 중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환자에게 적용하려는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의 노력이 실패했다.
미국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는 NASH로 인한 섬유증 점수가 ‘4’인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REVERSE)에서 오칼리바의 효능이 위약(가짜약)을 넘는 데 실패했다고 지난달 30일(미국 시간) 발표했다. 오칼리바와 가짜약을 투약한 환자군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이번 3상의 1차 평가지표는 간섬유화 단계가 심각한(섬유증 점수 4) NASH 환자들이 오칼리바를 18개월 동안 복용했을 때 염증(NASH) 악화 없이 섬유증이 1단계 이상 개선되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환자 등록 기준의 섬유증 점수가 4인 만큼 3 혹은 그 이하로 떨어져야 했다.
조사 결과 18개월 동안 오칼리바 10㎎을 복용한 환자 중 11.1%, 초기 3개월 동안 10㎎ 이후 15개월 동안 25㎎을 복용한 환자군 중 11.9%만이 섬유증이 1단계 이상 개선됐다. 위약을 투약한 환자군에서는 9.9%에서 섬유증 1단계 이상 개선이 보고됐다. 투약군과 위약군간 1.1~2%의 차이가 나긴 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못해 1차 평가지표를 만족하지 못했다.
인터셉트 관계자는 “(평가지표는 아니나) 오칼리바 투약군에서 간경직도(liver stiffness)에 대한 분명한 긍정적인 개선이 보였다”고 말했다. 간경직도는 현재 침습방식으로 평가하는 섬유증 점수 대신 엘라스토그래피(조직탄성 초음파 화상법)를 통해 비침습적으로 섬유화 정도를 볼 수 있는 새로운 검사방법이다.이에 대해 국내 NASH 전문가는 “기존 NASH 평가 방식은 섬유화 정도를 의료진이 시료를 채취해 눈으로 본 뒤 평가하기 때문에 주관이 개입할 수 있다”며 “향후엔 비침습적으로 섬유화 정도를 정확한 수치로 볼 수 있는 간경직도가 유의미한 평가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FDA의 현 NASH 치료제 승인 기준에는 간경직도가 포함되지 않는데다, 현재 방식(NASH CRN)으론 구분이 어려운 미세한 효과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결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임상 결과가 좋지 않다해서 인터셉트의 NASH 치료제 개발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섬유화 ‘4’ 단계의 중증 환자가 아닌 중등증 2·3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임상 3상 ‘REGENERATE’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했다. 인터셉트는 지난 7월 FDA에 신약허가(NDA)를 신청했다.
인터셉트 관계자는 “안전 측면에서 수집한 방대한 (우리의) 데이터를 FDA가 인정했다”며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REVERSE의 임상 결과가 REGENERATE를 기반으로 한 오칼리바의 NDA에 악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인터셉트는 오칼리바를 NASH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해 2019년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당시 FDA는 안전상의 이유 및 이익 대비 위험 비율을 근거로 NDA를 거절했다. 주요 부작용으론 NASH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유해 콜레스테롤(LDL) 수치 증가와 가려움증이 꼽혔다.
회사가 최근 NDA를 목적으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DL 수치는 치료 후 1개월 동안 증가했으나 12개월째엔 다시 기준치로 돌아왔다. 하지만 가려움증은 투약용량에 비례해 여전히 나타났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