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기서 아세톤 유출되며 점화" 화성 화일약품 화재 잠정 결론(종합)

오늘 2시간여 합동감식…수거 잔류물 분석 등 통해 최종 결론 예정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친 화성 화일약품 공장 폭발 화재는 지상 3층의 반응기에서 아세톤 물질이 유출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4일 오전 11시께부터 오후 1시 30분께까지 2시간 여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계자 27명과 함께 현장 합동감식을 벌여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감식은 폭발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5층짜리 H동(합성동) 3층의 소방·전기 설비 여부 확인과 화재 잔류물 수거 등에 중점을 두고 이뤄졌다.

감식 결과 폭발은 이 건물 3층 중앙계단을 기준으로 우측에 놓여 있던 5t 용량 원통형 철제 반응기의 메인 밸브 수리 작업 중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이 반응기에서는 아세톤과 다른 화학물질을 혼합해 의약품 원료를 제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작업자들이 이 반응기 하단의 메인 밸브를 수리하던 중 내용물과 함께 내부에 있던 유증기가 유출됐고, 이후 알 수 없는 점화원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각 층의 불에 탄 정도와 연소 패턴으로 봤을 때 폭발로 인해 발생한 화재가 4·5층 상층부로 옮겨붙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응기 근처에 인화성 물질이나 전열 기구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로 합동 감식을 종료하고, 본격적인 사고 원인 분석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반응기에 연결된 배관 등 수거한 물품에 대한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와 수사 상황 등을 종합해 화재 경위와 원인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며 "최종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작업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화재 안전 관리에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현재까지 이와 관련해 형사 입건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도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이번 사고에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2시 22분 화성시 향남읍 제약공단 소재 화일약품에 폭발로 인한 큰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사상자는 모두 화일약품 근로자로, 부상자 중 4명은 두부외상 등 중상이며 나머지 13명은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