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강원FC 선수 2명 첫 재판…"인정" "부인" 엇갈려

사건 발생 1년 만에 첫 재판…참여재판 배제 불복에 시일 소요
1명은 "주거침입만 부인", 다른 1명은 "위법한 공소제기" 주장
프로축구 시즌 중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강원FC 소속 선수 2명의 재판이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열렸다. 둘 중 한 명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지만, 다른 한 명은 위법한 공소제기라는 주장을 펴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동희 부장판사)는 4일 A(23)씨와 B(27)씨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주거침입 준강간 사건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일 강릉시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피해 여성과 성관계를 하고, B씨는 같은 날 피해자가 잠이 든 객실 안으로 침입해 성행위를 하는 등 두 사람이 공모해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간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에게는 잠이 든 피해자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조사 결과 B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자와 알게 됐고, 두 사람은 피해자 등과 술자리를 가진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기소됐으나 A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배제 결정을 받자 항고에 재항고를 거듭했다. 결국 지난 7월 대법원으로부터 기각 결정을 받음에 따라 사건 발생 1년 만인 이날에서야 첫 재판이 열렸고, 그사이 애초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던 B씨는 보석으로 석방됐다.
B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주거침입 혐의만 부인했다.

반면 A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 중 A씨가 별도로 준강간을 한 것인지, B씨의 준강간 행위에 가담했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씨의 범행에 가담했다는 취지로 공소를 제기한 것이라면 위법한 공소제기"라며 공소사실과 관련해서도 "공모하지 않았다"라고 부인했다.

재판부도 공소사실 중 A씨의 간음행위를 기소한 것인지 전제 사실인지 불분명하고, A씨가 주거침입에 가담했다면 어떻게 가담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다음 공판 기일 전까지 검찰에 공소장 변경과 관련한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피고인 측이 검찰이 제출한 증거 일부를 동의하지 않음에 따라 재판부는 피해자를 비롯해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일행 등을 증인으로 차례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또 A씨와 B씨 측 모두 서로를 증인으로 신청함에 따라 혐의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공판은 12월 6일 열린다. 강원FC 구단은 앞서 지난해 10월 중순 경찰로부터 두 사람이 수사를 받는 중이라는 연락을 받은 뒤 시즌 중 술자리를 가진 점 등을 이유로 곧바로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