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웠던 엄마 손'…요양병원 면회 재개에 전국서 웃음꽃 활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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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막이 사라져 맞잡은 손…면회객 붐비고 외출·외박 제한도 해제
예약제 운영·음식물 섭취 금지 아쉬움…일부 시설 지침 못 받아 차질 "엄마∼ 저 왔어요. "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4일 전국 곳곳의 요양병원에서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접촉 면회를 금지한 7월 25일 이후 약 3개월 동안 고대하던 만남이었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 면회실에 앉아있던 오모(51)씨는 휠체어를 탄 어머니의 모습을 보자마자 밝은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오씨는 대면 면회가 허용된 첫날, 첫 면회 시간을 예약해 찾아왔다.
그동안 모녀를 가로막던 유리 벽이 사라지자 두 사람은 면회 내내 맞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오씨는 어머니에게 "잘 지내셨느냐", "식사는 잘 챙겨 드시느냐"며 안부를 거듭 물었다. 대화 틈틈이 어머니의 팔과 다리를 주무르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어머니의 말이 잘 들리지 않을 때면 귀를 가까이 가져다 대는 모습은 비접촉 면회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오씨는 "비대면 면회로는 대화하기도 쉽지 않고 건강 상태를 자세히 살피기 어려워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며 "이렇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3시께 대구 동구 활짝요양원에서는 급한 일을 끝내고 한달음에 찾아온 50대 아들은 휠체어를 탄 70대 노모를 보자 "컨디션은 어떠세요, 불편한 데는 없으시고요?"라고 물으며 기색부터 살폈다.
아들의 물음에 노모는 마주 잡은 두 손을 연신 흔들며 "음식도 좋고 모든 것이 좋아, 다 좋아"라고 답했다.
지난 추석에 어머니를 뵙고 오늘 처음 만난다는 아들은 "항상 마음이 쓰이고 신경이 쓰인다"며 "좀 더 자주 오면 좋은데…"라고 말했다.
모자는 요양원 옥상에 마련된 정원을 함께 돌아보며 "코스모스를 보니 진짜 가을이 왔네", "날이 차가워졌으니 건강 더 조심하세요"라면서 30여 분간 이야기꽃을 피웠다.
노모는 아들 손을 꼭 잡고 "세상 다 가진 것처럼 좋아, 너무 좋아!"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부산 동구 한 요양병원도 대면 면회를 하는 가족들로 붐볐다.
비대면 면회 시기에 환자와 보호자들 사이를 가로막았던 아크릴판 등이 사라져
환자와 보호자들은 두 손을 맞잡으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온기를 나눴다.
면회객 A씨는 "그동안 면회를 하러 가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기만 하는 수준이었다"며 "어서 엄마 얼굴을 보고 손도 꼭 잡고 싶다"고 말했다.
한 요양보호사도 "비대면 시절과 달리 오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것저것 준비하고 신경 쓸 게 많아지지만, 어르신들이 가족들을 직접 마주하게 되면 상태가 더 좋아지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강원 춘천시 동면의 요양병원도 예약이 가득 찰 정도로 면회가 이어졌다.
이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을 보며 반가워하면서도 15분 남짓으로 비교적 짧은 면회 시간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취식 금지 조치로 마스크를 내리고 부모님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는 아직 어려워 섭섭하다는 면회객도 있었다.
대면 면회를 예약한 양모 씨는 "비대면으로 바뀌어서 아주 아쉬웠는데 다시 대면 면회가 가능해져 다행"이라며 "어머니가 100살이 되는 내년에는 꼭 병실 면회가 돼 식사도 같이 챙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곳곳의 요양병원에서 반가운 만남이 이어졌지만, 대면면회를 진행하지 못한 시설도 많았다.
보건복지부가 재개 지침이 담긴 공문을 광역자치단체에 보내면 광역자치단체가 지방자치단체로 보내고 지자체가 이를 시설로 보내 대면면회를 진행되게 된다.
일부 시설은 이날 오후에야 지자체로부터 공문을 받았다는 이유로 대면면회를 진행하지 않았다.
수원시의 한 요양원은 "오늘 오후 공문을 받고선 바로 입소자 가족들에게 문자로 안내했다"며 "문자를 받은 가족들이 대면면회를 신청하면 내일부터 재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왕시의 한 요양원은 "오늘부터 대면면회가 재개된다는 보도가 많아 문의 전화가 많았지만, 시설 입장에서는 지침을 받지 못해 오늘은 하지 못했다"며 "오후 지침을 받아 이르면 내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평택시 장당동의 요양원 관계자도 "평택시로부터 변경된 방역 지침을 전달받아 보호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안내할 예정"이라며 "오늘은 비대면으로 1명만 면회를 했다"고 전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경기도로부터 공문이 왔고 오늘 출근 직후 확인해 곧바로 구청을 통해 각 시설로 전파했다"며 "일부 시설이 지침을 조금 늦게 받아 오늘 대면면회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 감소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감염취약시설 집단감염 발생이 감소하는 등 방역 지표가 좋아지면서 이날부터 감염취약시설 접촉 면회를 허용하고 외박·외출 제한도 풀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 음성 확인, 백신 접종 이력 등 안전한 접촉 면회를 위해 지켜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방문객은 면회를 사전에 예약하고,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을 확인해야 입원·입소자를 만날 수 있다.
면회 중에는 실내 마스크를 쓰고, 면회 전·후에는 환기해야 한다.
음식물 섭취도 금지된다.
전날까지 필수 외래진료를 받는 경우에만 허용된 외출·외박은 4차 접종을 마쳤거나 2차 이상 접종한 뒤 코로나19 확진 이력이 있는 입원·입소자라면 제한 없이 허용된다.
외출·외박 후 복귀할 때는 혹시 모르는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천정인 박성제 최인영 김인유 이우성 최해민 강태현 김현태 양지웅 기자)
/연합뉴스
예약제 운영·음식물 섭취 금지 아쉬움…일부 시설 지침 못 받아 차질 "엄마∼ 저 왔어요. "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4일 전국 곳곳의 요양병원에서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접촉 면회를 금지한 7월 25일 이후 약 3개월 동안 고대하던 만남이었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 면회실에 앉아있던 오모(51)씨는 휠체어를 탄 어머니의 모습을 보자마자 밝은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오씨는 대면 면회가 허용된 첫날, 첫 면회 시간을 예약해 찾아왔다.
그동안 모녀를 가로막던 유리 벽이 사라지자 두 사람은 면회 내내 맞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오씨는 어머니에게 "잘 지내셨느냐", "식사는 잘 챙겨 드시느냐"며 안부를 거듭 물었다. 대화 틈틈이 어머니의 팔과 다리를 주무르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어머니의 말이 잘 들리지 않을 때면 귀를 가까이 가져다 대는 모습은 비접촉 면회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오씨는 "비대면 면회로는 대화하기도 쉽지 않고 건강 상태를 자세히 살피기 어려워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며 "이렇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3시께 대구 동구 활짝요양원에서는 급한 일을 끝내고 한달음에 찾아온 50대 아들은 휠체어를 탄 70대 노모를 보자 "컨디션은 어떠세요, 불편한 데는 없으시고요?"라고 물으며 기색부터 살폈다.
아들의 물음에 노모는 마주 잡은 두 손을 연신 흔들며 "음식도 좋고 모든 것이 좋아, 다 좋아"라고 답했다.
지난 추석에 어머니를 뵙고 오늘 처음 만난다는 아들은 "항상 마음이 쓰이고 신경이 쓰인다"며 "좀 더 자주 오면 좋은데…"라고 말했다.
모자는 요양원 옥상에 마련된 정원을 함께 돌아보며 "코스모스를 보니 진짜 가을이 왔네", "날이 차가워졌으니 건강 더 조심하세요"라면서 30여 분간 이야기꽃을 피웠다.
노모는 아들 손을 꼭 잡고 "세상 다 가진 것처럼 좋아, 너무 좋아!"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부산 동구 한 요양병원도 대면 면회를 하는 가족들로 붐볐다.
비대면 면회 시기에 환자와 보호자들 사이를 가로막았던 아크릴판 등이 사라져
환자와 보호자들은 두 손을 맞잡으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온기를 나눴다.
면회객 A씨는 "그동안 면회를 하러 가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기만 하는 수준이었다"며 "어서 엄마 얼굴을 보고 손도 꼭 잡고 싶다"고 말했다.
한 요양보호사도 "비대면 시절과 달리 오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것저것 준비하고 신경 쓸 게 많아지지만, 어르신들이 가족들을 직접 마주하게 되면 상태가 더 좋아지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강원 춘천시 동면의 요양병원도 예약이 가득 찰 정도로 면회가 이어졌다.
이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을 보며 반가워하면서도 15분 남짓으로 비교적 짧은 면회 시간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취식 금지 조치로 마스크를 내리고 부모님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는 아직 어려워 섭섭하다는 면회객도 있었다.
대면 면회를 예약한 양모 씨는 "비대면으로 바뀌어서 아주 아쉬웠는데 다시 대면 면회가 가능해져 다행"이라며 "어머니가 100살이 되는 내년에는 꼭 병실 면회가 돼 식사도 같이 챙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곳곳의 요양병원에서 반가운 만남이 이어졌지만, 대면면회를 진행하지 못한 시설도 많았다.
보건복지부가 재개 지침이 담긴 공문을 광역자치단체에 보내면 광역자치단체가 지방자치단체로 보내고 지자체가 이를 시설로 보내 대면면회를 진행되게 된다.
일부 시설은 이날 오후에야 지자체로부터 공문을 받았다는 이유로 대면면회를 진행하지 않았다.
수원시의 한 요양원은 "오늘 오후 공문을 받고선 바로 입소자 가족들에게 문자로 안내했다"며 "문자를 받은 가족들이 대면면회를 신청하면 내일부터 재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왕시의 한 요양원은 "오늘부터 대면면회가 재개된다는 보도가 많아 문의 전화가 많았지만, 시설 입장에서는 지침을 받지 못해 오늘은 하지 못했다"며 "오후 지침을 받아 이르면 내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평택시 장당동의 요양원 관계자도 "평택시로부터 변경된 방역 지침을 전달받아 보호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안내할 예정"이라며 "오늘은 비대면으로 1명만 면회를 했다"고 전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경기도로부터 공문이 왔고 오늘 출근 직후 확인해 곧바로 구청을 통해 각 시설로 전파했다"며 "일부 시설이 지침을 조금 늦게 받아 오늘 대면면회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 감소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감염취약시설 집단감염 발생이 감소하는 등 방역 지표가 좋아지면서 이날부터 감염취약시설 접촉 면회를 허용하고 외박·외출 제한도 풀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 음성 확인, 백신 접종 이력 등 안전한 접촉 면회를 위해 지켜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방문객은 면회를 사전에 예약하고,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을 확인해야 입원·입소자를 만날 수 있다.
면회 중에는 실내 마스크를 쓰고, 면회 전·후에는 환기해야 한다.
음식물 섭취도 금지된다.
전날까지 필수 외래진료를 받는 경우에만 허용된 외출·외박은 4차 접종을 마쳤거나 2차 이상 접종한 뒤 코로나19 확진 이력이 있는 입원·입소자라면 제한 없이 허용된다.
외출·외박 후 복귀할 때는 혹시 모르는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천정인 박성제 최인영 김인유 이우성 최해민 강태현 김현태 양지웅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