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평양으로 미사일 날린 김정은에 '도발하면 끝장' 보여줘야

북한이 도발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려 어제 일본 상공을 지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마하 17의 극초음속으로 4500여㎞를 날아가 태평양 한가운데 떨어졌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넘은 것은 5년 만이다. 고각 발사로 중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과시해 온 북한이 정상 각도 발사로는 그간 쏜 미사일 중 가장 멀리 날아갔다는 점에서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 도발 간격을 바짝 좁히고, 수법도 대담해졌다. 한·미 훈련 기간엔 도발을 자제하던 것과 달리 1주일 새 네 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쐈다.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까지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오고, 국군의날엔 행사장인 계룡대를 겨냥한 듯 사거리 350㎞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에 쏜 IRBM 실사거리는 주일 미군기지와 미국령 괌까지 때리고도 남는다. 한국뿐만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협박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7차 핵실험 예고와 함께 신형액체 ICBM 시험 준비도 하고 있다. 다종의 미사일에 핵까지 얹어 섞어 쏜다면 한반도의 안보는 악몽과도 같게 된다.

도발 수위를 높여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려는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이 더 이상 통하게 해선 안 된다. 한·미·일은 강력 규탄과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고, 윤석열 정부는 압도적 대응을 공언했다. 북한이 도발하면 나오는 관례적인 말로 끝낸다면 김정은의 야욕만 키워줄 뿐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진작부터 대북제재 ‘뒷구멍’이 됐고, 유엔 제재도 느슨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국제사회를 향해 도전장을 내민 만큼 강력한 국제 공조를 통해 핵·미사일 자금줄을 바짝 죄는 등 ‘도발하면 끝장’이라는 인식을 김정은에게 심어줘야 한다. 3축 체계 구축을 서두르는 등 우리 자체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