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크리에이터 경제의 게임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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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데일 어도비코리아 사장 simondale@adobe.com‘크리에이티브 르네상스’라는 말이 대변하듯, 오늘날 창의성은 새로운 황금기를 맞았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크리에이티브는 폭발하고 있으며, 크리에이터는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는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최신 크리에이터 경제 동향을 담은 어도비의 ‘크리에이티브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1억6500만 명 이상의 신규 크리에이터가 등장하며, 글로벌 크리에이터 경제는 급격하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도 1100만 명 이상의 신규 크리에이터가 탄생해 세계 크리에이터 경제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크리에이터 경제의 동력 중 하나는 기술 발전이다. 창작 툴의 힘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콘텐츠를 쉽게 만들고, 공유하는 게 가능해졌다. 나아가 최근 기술산업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웹 3.0 기반 기술 덕에 크리에이터 경제는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블록체인 기술을 근간으로 한 웹 3.0 환경에서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소비하고(읽고), 창작하는 것을(쓰는) 넘어 자신이 생성한 콘텐츠 및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갖게 돼, 이른바 ‘C2E(Create to Earn)’로 불리는 창작을 통한 수익 활동의 확대가 예상된다. 문화적 측면에서 웹 3.0의 주요 물결 중 하나인 NFT(대체불가능토큰)가 크리에이터 경제의 촉매제로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올초 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웹 3.0 환경에서 크리에이터 경제가 어떻게 활성화될 수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아디다스×프라다 리소스’ 프로젝트는 일반인이 출품한 디지털 이미지 3000점을 조합해 NFT 예술 작품으로 제작 후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비영리기관 및 참가자들과 나누는 것으로, 웹 3.0의 기술적 혜택인 공동 창작 및 디지털 소유권 등을 통한 크리에이터 경제의 미래를 제시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필자가 근무하는 어도비 또한 포토샵으로 창작물에 제작자 신원 등 출처 세부 정보를 삽입하고 NFT마켓플레이스와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원작자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영구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적 지원을 마련하고 있다.
웹 3.0이 아우르는 새로운 기술들이 크리에이터 경제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단정 짓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새로운 경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크리에이터, 기업, 커뮤니티 등 생태계 전반의 다양한 실험과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디지털 기술의 혁신과 크리에이티브의 결합을 통해 모든 창작자의 삶이 변화하고, 경제적 혜택과 무한한 창의성을 발휘할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