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文 서면조사' 충돌…野 "정치적 꼼수" vs 與 "즉각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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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난장판' 된 국감국회의 국정감사 첫날인 4일 여야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 서면조사, 윤석열 대통령 순방 논란 등을 놓고 곳곳에서 충돌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국감 개최가 한 시간가량 연기되고, 외교통일위원회는 정회되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퇴장하라" vs "장관 설명 들어야"
외통위, 박진 출석으로 30분 파행
尹 순방 성과 놓고도 정면충돌
행안위선 고성·막말 오가며 공방
이날 가장 열띤 공방이 펼쳐진 곳은 법사위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국감 시작 전부터 노트북에 ‘정치탄압 중단하라!’라는 표어를 붙이고 피켓시위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쟁국감 NO 민생국감 YES’라는 표어를 만들어 맞불을 놨다. 여야 간 합의로 피켓을 거두기로 하면서 국감은 예정된 시간보다 53분 늦게 시작됐다.국감이 시작되고도 피감기관인 대법원에 대한 질의보다 정치 이슈 공방이 주를 이뤘다. 먼저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이 감사원을 겨냥해 “최근 상황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사정기관을 내세워 정치적 꼼수를 부려 국면을 전환하려는 노림수”라며 “감사원의 명백한 최종 목표는 문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2016년 탄핵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를 촉구한 문 전 대통령의 SNS를 거론하며 “이 시점에 다시 문 전 대통령께 (발언을) 돌려드리겠다. 감사원도 전직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것이 아니라 피조사자로 다뤄 즉각적인 강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외통위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 출석을 놓고 소란이 일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주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박 장관의 국감장 퇴장과 장관직 사퇴를 요구하면서다. 민주당 간사인 이재정 의원은 “국회의 권위와 의회주의를 존중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고 박 장관은 퇴장하라”고 말했다.이에 국민의힘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외교수장인 박 장관이 이 자리에서 외교정책과 이번 순방 내용을 설명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반대했다. 양당이 서로 맞서며 외교위는 오전 한때 30여 분간 정회됐다.
순방 성과와 관련한 공방도 이어졌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은) 일본 유엔 대표부 건물까지 쫓아가 태극기 하나 없는 빈방에서 사진을 찍고 30분간 몇 마디 하고 돌아왔다”며 “정말 굴욕적이고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는 정상외교”라고 비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유엔본부가 원래 수백 명의 정상이 복도에서 수시로 대화하는 곳”이라며 “무엇이 굴욕적인가. 아주 유감스럽다”고 받아쳤다.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는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이) 있지도 않은 사실로 ‘거짓말 정부’라고 몰아붙인다”고 말하자, 김교흥 민주당 의원이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버르장머리가 없잖아”라며 책상을 내리쳐 양당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노경목/전범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