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무례한 짓" 반발 文에 "왕의 언어…조선실록에도 흔치않아"(종합)

전직 대통령들 거론하며 "감사원 질문에 응답하고, 수사까지 받아"
주호영 "전직 대통령 특권 인정해달란 건가"…"내로남불" 비판도
국민의힘은 4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감사원의 서면 조사를 거부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내로남불'이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과거 감사원으로부터 질문서를 받았던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까지 들면서 문 전 대통령과 야당을 향해 대대적인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 서면조사 요청에 대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선 "봉건시대 왕의 언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전 대통령들도 감사원의 질문에 다 응답하고 심지어 수사까지 다 받았다"며 "문 전 대통령께서는 전직 대통령인 문재인에 대해서 특권을 인정해달란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요구가 논란이 일자 지난 3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1993년 노태우 전 대통령, 1998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각각 질문서를 보낸 바 있다"며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질문서를 수령해 답변했고, 감사원은 이를 감사 결과에 활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고 복역한 점을 겨냥해 "전직 대통령 두 분을 무자비하게 감옥에 보낸 분이 서면조사조차 무례하다고 운운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2016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 전 대통령이 탄핵 국면에서 검찰 조사를 거부한 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음을 언급하며 "본인에게 불리한 부분에는 항상 '정치 보복이다'라는 내로남불의 연장"이라고 몰아세웠다.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 서면조사 요구에 대해 "무례한 짓"이라고 한 발언을 놓고도 공세가 이어졌다.

직전 원내대표인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가기관의 질문 앞에 무례를 운운했다는 것은 민주사회의 대통령이 아닌 봉건시대 왕의 언어"라고 힐난했고 김기현 의원은 "문 전 대통령과 그 가신들은 여전히 착각 속에 빠져 '제왕 놀음'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조수진 의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례한 짓'은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아마 흔치 않은 용어일 것"이라며 "아직도 왕이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 아닌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피살 공무원 유족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의 발언 자체가 무례하다'고 비판했다며 "명예회복은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유족의 간절한 바람이다.

떳떳하다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권 의원은 이날 문 전 대통령이 10.4 남북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남북 대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페이스북 글을 게시한 것을 두고 "비련 가득한 몽상을 읊고 있다"며 "허울뿐인 평화쇼는 추억거리가 아니라 의심의 대상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강제북송 사건,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 등을 거론한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게 그토록 얻어맞으면서도 비참한 구애를 멈추지 않았던 것"이라며 "'외교적 마조히즘'이자 '대북 도착증'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배현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전임 대통령의 대단히 무례한 글"이라며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간 오늘 지난 5년 동안 반복해온 뻔한 대국민 가스라이팅을 멈추고 북한에 유감을 밝혀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