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책이지만 혜택 줄면 안쓸래요"…기로에 선 지역화폐
입력
수정
사용의향 81%에서, 혜택 줄면 48%로 감소
도민 80%, 지역화폐 정책 "잘했다"
내년 정부예산 '0원' 예정된 가운데 '갈등 불씨'
혜택 줄면 사용 줄어들 듯
경기도는 현 인센티브 수준으로는 경기지역화폐 사용의향이 81%에 달하지만, 인센티브가 줄면 사용의향이 48%로 줄어든다는 설문 결과를 5일 발표했다. 경기도가 한국능률협회에 의뢰해 지난달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응답자들은 지역화폐 예산의 존폐에 대해 ‘혜택이 유지되도록 기존 예산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50%)와 ‘혜택이 늘어나도록 예산을 증액하는 것이 좋다’(23%)는 답변이 많았다. ‘혜택이 줄더라도 예산을 감액하는 것이 좋다’는 15%에 그쳤다.
내년 예산에도 지역화폐 예산이 필요하다는 데 69%( 대체로 39%, 매우 30%)가 동의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9%(별로 13%, 전혀 6%)로 나타났고, '잘 모르겠다'는 13%였다.
응답자의 77%는 경기지역화폐 사업이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고 답했다. 80%는 경기도가 경기지역화폐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잘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80%였다.
지역화폐 사용 이유로는 ‘충전 시 6~10% 인센티브·할인 혜택’(69%)을 가장 높게 꼽았다. 지역화폐는 현금 구매 시 인센티브를 얹어서 충전해주는 방식과 충전액 중 일부를 할인해주는 방식 두 가지로 운영된다. 이런 인센티브나 할인제도엔 도비, 시비외 국비가 반영된다. 시군 지역화폐별로 40~60%을 차지하는 국비 지원이 내년 끊긴다면 기본 6%에 최대 10%에 달하는 인센티브의 유지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역화폐가 ‘지역 경제에 보탬이 돼 사용한다’는 응답도 28%에 달했다. ‘현금영수증 및 30% 소득공제 혜택이 있어서’(26%), ‘일반 신용카드처럼 편리하게 쓸 수 있어서’(23%) 등의 순으로 높게 응답했다. 배달서비스와 각종 사회보장 제도와 연계돼 이용할 수 있는 경기지역화폐 정책에 7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였다.
지역화폐는 도민의 소비패턴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화폐사용을 위해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동네 가게나 전통시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46%, ‘경기지역화폐 사용을 위해 동네 가게나 전통시장 이용 횟수가 평소 대비 늘었다’는 과반수가 넘는 57%였다. 또한 앞으로도 동네 가게나 전통시장을 ‘방문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83%로 나타났다.
백화점 사용 못하는 점은 불편
경기지역화폐 미사용자(571명)에게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사용할 수 없어서’(4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른 시·군에서 사용할 수가 없어서’(29%), ‘가맹점이 많이 없을 것 같아서’(29%),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26%), ‘사용 방법이 불편할 것 같아서’(2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이번 설문은 경기도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9월 15일부터 26일까지 12일간 만 18세 이상 경기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95% 신뢰 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2%포인트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