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권영향평가 '모범생' 에릭슨에 주목하는 이유 [기업 인권경영 리포트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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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장, 시각장애인 소외 현상 나타나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인해 새로운 인권침해 등장
탈산업적 신기술, 산업 전반에 영향 미쳐
사후조치보다 사전예방조치 중요
글로벌 이동통신 장비 제조사 스웨덴 에릭슨
5G 기술에 대한 인권영향평가 선제적 진행
자동화, 무인화 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 감지
일자리 전환을 위한 평생직업교육과 고용서비스 제공
신기술과의 공생 고민한 ‘모범사례’
‘기업 인권경영 리포트’는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른 인권경영과 관련된 글로벌 동향과 모범사례를 살펴봅니다. 해외 주요 선진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권경영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지평의 인권경영 전문가들이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사점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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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신기술과 인권’ 결의를 채택한 이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 OHCHR)의 기업과 인권팀은 ‘B-테크 프로젝트(B-Tech Project)’라는 표지의 연구를 시작했다.
의류, 조선, 제강 등 전통적인 고위험 산업군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 등 국제·지역기구에서 인권실사에 관한 지침과 연구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하지만 신기술 산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특히 특정 산업군에 국한되지 않고 전 산업군에서 활용되는 신기술의 경우, 그 영향력이 탈 산업적이다. 이러한 신기술로 인해 야기된 부정적 영향은 회복 및 구제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전예방조치가 더욱 중요하다.
바로 유엔 기업최고대표사무소의 ‘B-테크 프로젝트’에서 모범사례로 소개된 스웨덴의 에릭슨이다.에릭슨의 인권영향평가 사례가 특별하고 널리 모범사례로 소개된 이유는 이례적으로 특정 기술에 초점을 둔 인권영향평가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신기술 기반의 비대면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했다. 그리고 신기술을 기초로 한 화상 교육, 회의, 재택근무 등은 일상 속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신기술이 주는 편익에 도취된 나머지 신기술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과 인권 이슈는 충분히 숙의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에릭슨은 비대면 시대를 더욱 활성화할 5G 기술에 대한 인권영향평가를 진행했다.
에릭슨은 일자리 전환을 위한 평생직업교육과 고용서비스 등의 세부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취약 노동자와의 지속적인 소통도 약속했다.
에릭슨의 인권영향평가는 신기술과의 공생을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한국기업은 인권경영체계에 대한 점검에 국한된 기초적인 인권영향평가 이후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기업에 에릭슨의 인권영향평가가 지남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한유럽연합대표부 인권분야 운영위원회 운영위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인권경영위원회 외부위원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