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차박'에 딱이네…팰리세이드 제치고 1위 등극한 車
입력
수정
캐스퍼, 9월 판매량 4032대…전월비 22.1%↑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가 현대자동차 레저용 차량(RV) 라인업 중 팰리세이드를 제치고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경차는 차박(자동차에서 숙박하며 캠핑하는 것)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과 달리 '1인 차박'에 딱이란 평까지 나올 만큼 공간 활용성이 인정받은 게 포인트다.
현대차 RV 중 팰리세이드 제치고 1위
경차지만 공간활용 극대화…1인 차박 인기
5일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 9월 4032대가 팔려 전월 대비 22.1% 증가했다. 현대차 RV 자동차 중 팰리세이드(3463대)를 제쳤다. 캐스퍼는 올해 5월, 7~9월까지 연속 팰리세이드를 제치고 현대차 RV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풀옵션에 2000만원 훌쩍 넘는 경차...그래도 잘팔려
캐스퍼는 출시 당시 경차임에도 풀옵션을 적용하면 2000만원이 훌쩍 넘어 고가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캐스퍼를 찾고 있다.캐스퍼는 세계 최초로 운전석 시트가 앞으로 완전히 접히는 풀 폴딩(Full-folding) 시트를 적용해 공간을 확보하는 등 '경차는 작다'라는 통념을 깨고 실내 공간 활용성에 방점을 뒀다. 현대차의 다른 RV 차량에 비하면 작은 크기지만, 이러한 전략이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캐스퍼로 1인 차박 성공했다' 등의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경차지만 당당히 RV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차박할 때 활동하기 좋게 차 뒷공간을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평탄화' 방법에 대한 노하우 공유도 활발하다.커뮤니티에 차박 후기를 올린 A씨는 "평소에 끌고 다니기 쉽고, 혼자 여행 다니기도 어렵지 않은 차를 원했는데 캐스퍼가 딱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여기에 고급 자동차 못지않은 첨단 옵션 기능도 캐스퍼 인기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캐스퍼 첨단 주행 보조시스템, 험로 주행모드 등 다양한 주행퍼포먼스를 도와주는 다양한 옵션이 탑재돼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전기차로도 출시될 예정이다.캐스퍼는 경차를 활용한 1인 차박의 라이벌 격인 기아 '레이'보다 좀 더 많이 팔리고 있다. 국내 '박스카(Box car)'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레이는 경차답지 않은 넉넉한 공간으로 차박에도 많이 쓰인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배우 경수진이 레이로 1인 차박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아에 따르면 올해 1~9월 레이는 총 3만2796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캐스퍼는 3만5012대가 팔렸다.업계 관계자는 "캐스퍼가 경차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올해 캐스퍼의 인기로 경차 판매량도 10만대를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