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해외 미술관 분관 유치활동 중단

프랑스 유명 미술관 분관 유치 무산
분관 설치 비용과 대여료 수천억원

코로나로 적자 계속...4단계 사업 우선
공항 자체 미술관·수장고 설치는 계속
인천국제공항의 문화예술공항화를 위해 제1여객터미널에 설치한 루이비통 복합문화공간 모습.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을 문화예술공항으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던 프랑스 국립 퐁피두 센터와 오르세 미술관의 분관 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5일 “해외 유명 미술관의 분관 유치는 인천공항 확장 공사인 4단계 건설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2024년 말 이후로 보류한다”고 밝혔다.퐁피두 센터와 오르세 미술관의 분관 유치는 지난해 2월 취임한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선언한 ‘머물고 싶은 문화예술의 인천공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문화예술공항 구축을 위해 지난해 공항박물관을 개관하고, 지난 8월 고가의 미술품을 보관하는 수장고 설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의 임기가 오는 2025년 2월에 종료되기 때문에, 그의 임기 내 유치는 사실상 무산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가 해외 유명 미술관의 유치 활동을 중단한 이유는 분관 설치비용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분관을 설립하기 위해 외국에 지불하는 라이선스, 작품 저작권(로열티), 명작 대여 등 각종 비용이 수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관계자는 “현지 국가에서 한 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예술품을 선뜻 대여해주기 쉽지 않은 현실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사의 재정 상태의 악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2020년 4200억원, 2021년 7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사는 그러나 여행객들이 국내외 미술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공항미술관(약 990㎡) 설치는 계속 추진한다. 인천공항 서쪽 부지(4만3000㎡·지상 4층)에 고가의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도 오는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