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헌 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동포청 설립은 동포사회 숙원"

"자생 단체 한인회는 거주국과 모국 잇는 공공외교 전초기지"
"정부가 재외동포청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소식에 참석자 모두 손뼉을 쳤습니다. 숙원이 이뤄지는 거 같아 어깨가 들썩일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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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2 세계한인회장대회'의 공동의장인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732만 재외동포의 가치를 모국이 인정해주는 것 같아 모두 뿌듯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마련 중이라며 여기에 재외동포청 설립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는 "개막식에서 여야 정치인들이 한목소리로 재외동포청 설립에 찬성하며 국회 회기 중에 정부조직법 개정을 추진한다니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일각에서 재외동포청 전담반이 만들어졌다는데 재외동포가 참여한다는 이야기가 전혀 없어 안타깝다"며 "동포사회의 주요 현안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바라는지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64개국에서 333명의 한인회장 등이 참여했다. 유 의장은 "동포사회와 모국 간 상생과 한민족 공동체의 번영을 논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대회"라고 소개했다.

이어 "전 세계 한인회는 모두 자발적으로 조직된 봉사단체로 공공외교 전초기지인 셈"이라며 "한인회장은 거주국에 한국과 한국문화를 알리는 민간 외교관들"이라고 자부했다.

유 의장은 "동포사회의 가장 큰 현안은 현지화하는 차세대에 한민족 정체성을 심어주는 일"이라고 밝혔다. 차세대는 1세대와 달리 현지에서 성장해 모국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지 말과 문화에 익숙한 차세대는 여러모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들을 끌어안으려면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특히 한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70대 중반에서 80대 후반인 파독 광부·간호사를 위한 모국의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유 의장은 "파독 근로기간 후 독일에 정착한 이들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짧아 어렵게 노후를 보내고 있다"며 "여생을 모국에서 보내길 바라는 이들을 위해 정부의 정착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파독 근로자들이 송금한 외화가 산업화에 기여한 점은 모두가 인정하므로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