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따라 아우도"…반도체 소부장株 급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IT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등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증권사들도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표 소부장주 모두 올라

6일 반도체 검사정비 업체 리노공업은 7.01% 오른 14만500원에 마감했다. 디스플레이 재료를 만드는 덕산네오룩스도 8.28% 오른 후 거래를 마쳤다. 원익QnC(8.08%), 원익IPS(4.13%), 솔브레인(6.1%), 한미반도체(5.04%) 등도 강세를 보였다.주가 상승을 촉발한 것은 대장주의 반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9월 급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지난 1년간 하락세였던 LG디스플레이도 4거래일 동안 17% 넘게 상승했다.

증권업계는 전기전자 업황이 하반기 저점을 찍고 내년 1분기 회복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황의 가늠자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의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업황을 선행하는 만큼 저가 매수에 나서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개선 기대감이 자리잡을 때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반등했고, 비슷한 시기에 장비사들의 주가도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기전자 업체들의 주가가 업황을 최대 18개월 먼저 반영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밸류에이션 역사적 저점

전문가들이 저가 매수를 주장하는 이유는 단순히 업황이 회복 때문만이 아니다. 전기전자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지난 1년간 조정으로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로 구성된 코스닥 반도체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38% 하락했다. 글로벌 전기전자 업황을 보여주는 MSCI아시아테크지수는 작년 1월 고점 대비 43% 하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48%) 이후 최대 낙폭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생긴 낙폭과대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업황이 최악을 찍는 올해 4분기부터 실적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 기간 호실적을 내는 기업들은 내년에도 돋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선호주로는 에스티아이, 주성엔지니어링, 피에스케이를 제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설비 업체인 에스티아이는 고객사의 인프라 투자 계획에 힘입어 내년 역대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비메모리로 사업이 다각화돼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SK증권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관련주와 반도체 후공정(OST) 업체들에 주목했다. 관심 종목으로 HPSP, 원익IPS, 피에스케이, 하나머티리얼즈, 원익QnC 등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솔브레인, 테스, 원익IPS, 리노공업을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이는 종목으로 꼽았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