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이션 감축법' 내용 손본다…의견 수렴 나서

美 재무부 "다음달 4일까지 각계 의견 수렴"
IRA 세부 규정 다듬기 위한 목적
'북미서 조립한 전기차에만 세액 공제 혜택'이 쟁점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 규정을 다듬기 시작했다. 다음달 4일까지 각계 의견을 받기로 했다.

미 재무부는 “IRA를 통해 지급하는 다양한 세제 혜택과 관련해 다음 달 4일까지 이해관계자, 대중 등의 의견을 미 국세청(IRS)과 함께 수렴하겠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IRA 내용 중 한국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세액 공제 혜택으로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대목이다. 지난달 보조금 지급 조건에 “북미에서 최종 조립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현대·기아차가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다.내년부터는 IRA에 따라 북미에서 제조하거나 조립한 부품을 50% 이상 사용해야 보조금 3750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나머지 보조금 3750달러는 배터리 내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하거나 가공해야 수령 가능하다. 배터리 부품을 제조, 조립한 업체가 ‘해외 우려 대상 기관’에 속해 있으면 2024년부터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2025년부터는 핵심 광물을 채굴, 가공, 재활용한 업체가 해외 우려 대상 기관에 들어간 경우에도 보조금을 받지 못 한다.

미국 재무부는 ‘최종 조립’의 정의와 ‘북미’의 구체적인 범위를 얼마나 명확히 표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받기로 했다. 핵심광물의 가치 평가 기준, 가공 장소나 배터리 부품의 생산처를 파악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해외 우려 대상 기관의 정의도 더 명확히 할 계획이다. 재무부는 향후 몇 주간 공청회를 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보도자료에서 “IRA 시행에 수반되는 책임을 다할 준비가 됐다”며 “법 조항으로 혜택을 입을 이해관계자 및 대중과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전기차 부문뿐 아니라 재생 가능 전력, 주택·건축,제조업 등 5개 분야에서도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이미 미국과 양자 협의체를 통해 미국과 IRA 문제를 논의 중이지만 이번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서도 산업계의 분위기를 반영한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