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케팅은 커뮤니티부터 빌딩해야 합니다”

한경 CMO Insight 「한국의 마케터」

오종택 인사이터 대표
오종택 인사이터 대표
“요즘 마케팅은 커뮤니티부터 빌딩해야 합니다”

오종택 인사이터 대표는 “BTS 아미로 모든 게 설명되는 ‘커뮤니티’는 이제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라고 주장했다.오 대표는 “커뮤니티를 잘 구축해 놓았다는 것은 우리만의 ‘팬덤’을 구축했다는 의미이고, 그 팬덤이 우리 브랜드의 충성고객이자, 우리 브랜드를 널리 주변 사람들에게 퍼뜨려주는 인플루언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팬덤’을 구축하자는 이야기는 사실 예전부터 존재해온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이 팬덤의 의미는 이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기에 우리는 다른 시각으로 팬덤의 중요성을 바라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2017년 10월 인사이터를 창업했다.

Q: 인사이터는

A: 성장을 열망하는 직장인, 창업가들이 비즈니스를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직장인 커리어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2011년 직장인 스터디를 시작으로 2017년 본격적인 사업 모델로 전환해 현재까지 4년 간 약 4000여명의 직장인 및 창업가들이 거쳐 갔다.

인사이터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일방향 강의가 아닌 현재 직장인, 창업가로 재직 중인 참여자들의 ‘발표’와 ‘토론’이라는 쌍방향 소통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쌍방향 소통 교육 모델을 통해 ▲본인 스스로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본인 목소리로 타인과 의견을 주고 받게 함으로써 일방향 강의보다 더 많은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한다.또한, ▲오직 현직자만 참여할 수 있게 해 ▲단순 이론을 넘어 현업의 이야기와 실질적인 업무 팁을 얻어갈 수 있다. 나아가 ▲현직자들 간 네트워킹을 통해 채용, 협업 기회 모색 등 인사이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그 이상의 도움을 얻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사이터의 출발점이자 정체성인 대표 프로그램 ‘비즈니스 토론클럽’을 시작으로, ‘아르키메데스의 목욕탕’, ‘온라인 VOD’, ‘B2B 교육 프로그램’ 등 크게 4가지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 토론클럽’, ‘아르키메데스 목욕탕’ 등에 참여한 개인 멤버들의 높은 만족도와 입소문으로, 2018년부터는 기업 임직원으로 대상을 확대, 현대자동차 제로원, CJ, SK가스, 산업진흥원, Dcamp, 서울메이드, 유비케어 등과 협업해 B2B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커뮤니티 기반 마케팅은

A: 기존 마케팅은 일방적으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PUSH 형태의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브랜드는 이런 곳이야’, ‘우리 제품은 이런 제품이야’라고 일방적으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형태다.

커뮤니티 기반 마케팅은 PULL 형태의 마케팅이다. 비슷한 관심사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특정 커뮤니티에 모이고, 또 이 군집이 생성되면 입소문의 형태로 자연 바이럴되고, 그와 유사한 사람들과 군집이 더 빠르게 유입된다.

결국 기존 마케팅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고, 전환시킬 것인가가 이슈라고 한다면, 커뮤니티 기반 마케팅은 초기 커뮤니티 팬덤 100명을 어떻게 구축하고 유지하며 자연 바이럴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Q: 커뮤니티 기반 성공 사례는

A: 웰 메이드 커뮤니티를 구축한 브랜드들의 가장 큰 성과는 지속가능성이다. 대표적으로 H.O.G 를 들 수 있다. H.O.G는 Harley Owners Group를 뜻하며, 할리데이비슨이 직접 운영하는 할리데이비슨 오우너(소유자) 그룹 커뮤니티다.

할리데이비슨은 H.O.G에 가입한 멤버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지원한다. 매거진, 이메일, 할리데이비슨 뮤지엄 무료 입장, 주기적인 선물 등이다. H.O.G에 속한 멤버들은 여기 커뮤니티에 속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주변 지인들에게 알아서 입소문을 낸다. 100년이 넘도록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배달의 민족은 2016년부터 ‘배짱이’(배달의민족을 짱 좋아하는 이들의 모임)라는 배민의 팬덤으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배짱이는 기업에서 운영하는 서포터즈의 개념과는 상이하다. 배짱이는 ‘B급 코드’라는 배민 특유의 컬처코드에 매료되고 동조해, 자발적으로 배민을 알리고, 배민문방구의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함께 참여하며, 배짱이끼리 소풍을 가거나, 연말에 ‘배짱이의 밤’이라는 파티를 열기도 한다.

결국 기업에서 웰 메이드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것은 기업과 소비자간 관계를 넘어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관계 정의를 새로이하고, 기업의 홍보를 자처해서 해주는 든든한 동반자를 만드는 것이다.

Q: 커뮤니티 마케팅의 강점은

A: 첫 번째는 ‘재구매’율이다. ‘Retention is King’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팬덤을 만들게 되면, 재구매율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아진다. 실제로 인사이터는 코로나 기간 동안에도 역성장한 적이 없다. 인사이터 멤버분들이라는 소중한 팬덤 덕분이다.

두 번째는 ‘바이럴 효과’다. 커뮤니티를 구축한 이후에 프로덕트가 좋다면, 커뮤니티에 속한 팬덤 분들이 우리 브랜드와 서비스, 제품을 적극적으로 주변에 홍보해 준다. 그래서 같은 업종의 유사브랜드라고 한다면, 커뮤니티를 구축한 브랜드가 커뮤니티가 없는 브랜드 대비 UAC(User Acquisition Cost)면에서 훨씬 더 저렴하게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교차 상품 구매(Cross selling)’를 유도하는데도 커뮤니티를 구축했을 때 훨씬 더 유리하다. 인사이터는 현재 비즈니스 토론클럽 뿐만 아니라 아르키메데스의 목욕탕이라는 직무 스킬 강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아르키메데스의 목욕탕의 프로그램들을 신청하는 멤버의 절반은 토론클럽 멤버분들이라는 점이다. 이렇듯 신규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들더라도 커뮤니티가 있을 때 더 빠르게 안정적으로 프로덕트를 안착시킬 수 있다.


Q: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면

A: 가장 필요한 것은 프로덕트 자체가 좋아야 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구색 좋은 커뮤니티를 갖춰놓고 고객을 유입시킨다고 해도, 우리 제품 및 서비스가 좋지 않다면 진정한 팬덤을 구축하기 어렵다. 반드시 ‘우리 서비스(제품)여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타깃을 더 좁고, 날카롭게 정의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티를 갖춰 놓아도, 제대로된 운영시스템이 없다면 커뮤니티는 지속되기 어렵다. 배민도 배짱이의 밤, 환영식 등 커뮤니티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시스템을 갖추고,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인사이터의 경우 OS(Operation System)을 3개월마다 한 번씩 업데이트하고 있다. OS란 유의미한 토론클럽 진행을 위한 운영 시스템을 뜻한다. 모임 횟수, 모임 인원 정원, 토론 진행 방법, 규칙, 오퍼레이션 정책, 멤버 혜택, 모임의 오퍼레이터 섭외 및 관리, 리스크 매니지먼트, 교육 워크샵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대개의 커뮤니티는 이러한 체계를 만들고 관리하는데 실패한다. 처음 커뮤니티 구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운영시스템을 갖춰 놓지 않거나, 이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매니지먼트가 부재할 때, 처음 커뮤니티가 각광 받더라도 이내 그 열기가 사그라들고 참여율이 떨어지고 결국엔 사라지게 된다.

■ Interviewer 한 마디

오종택 대표는 “MZ세대는 본인의 가치관에 맞다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기능적 우위에서 큰 차별화가 없어도 브랜드를 소비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오 대표는 “이런 MZ세대의 성향 덕분에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팬덤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많다”며 “MZ세대 소비자들의 구매 요인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사는 이유가 ‘인지도가 높아 신뢰가 가서’, ‘기능적으로 좋아서’, ‘가격이 싸서’ 등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브랜드가 재미있어서’, ‘기분 좋은 브랜드라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관에 동의해서’ 등이 구매 요인이라는 것이다.

오 대표의 주장처럼, MZ세대 소비자들의 성향을 ‘저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구축 전략이 중요한 시대다.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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