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앞질렀다"…'한국 역사상 가장 빠른 차' 타보니 [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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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GT, 3.5초 만에 시속 100㎞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시승
젖은 노면, 고속 주회, 드래그 레이스 등 체험
기아 전기차 EV6 고성능 버전다운 주행 성능
한국 역사상 가장 빠른 자동차. 기아의 전기차 'EV6 GT'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기아는 지난해 4월 EV6 GT가 400m 드래그 레이스에서 람보르기니 우르스, 메르세데스 벤츠 AMG GT, 포르쉐 922 타르가4, 맥라렌 570S, 페라리 캘리포니아T와 같은 고성능 슈퍼카를 앞지르는 영상을 공개했었다.지난 6일 EV6 GT를 타고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센터에 마련된 주행 코스를 4시간가량 체험해봤다. 젖은 노면 서킷, 고속 주회로, 다목적 주행 코스, 마른 노면 서킷까지 총 4개 코스를 탔다.
일반인도 느낄 수 있는 고속 주행 성능
EV6 GT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기아 전기차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보다 성능 좋은 주행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그런 만큼 기존 EV6 대비 성능을 대폭 높인 모터와 고출력 배터리를 조합해 역대 최고 수준 동력 성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사륜구동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는 EV6 GT는 최고 출력 270kW·최대토크 390Nm의 후륜 모터와 최고 출력 160kW·최대토크 350Nm의 전륜 모터를 더해 합산 430kW(585마력)의 최고 출력과 740Nm(75.5kgf·m)의 최대토크를 갖췄다.EV6 GT가 보여주는 고성능의 정수는 이날 진행된 드래그 레이스나 고속 주회로, 젖은 노면 서킷, 마른 노면 서킷에서 느낄 수 있었다. 3명씩 짝을 이뤄 전문 인스트럭터와 진행된 드래그 레이스에서 EV6 GT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본 결과 전문 드라이버가 아닌 일반인인 기자도 단 3.54초 만에 시속 100㎞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풀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달리다 멈춰야 하는 드래그 레이스 종착 지점에서도 급감속해도 흔들리지 않고 멈춰야 할 때 정확하게 멈췄다. 기아 측은 "기본 모델보다 크기와 성능을 향상한 전륜 모노블럭 4피스톤 캘리퍼는 뛰어난 제동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특별히 이날은 젖은 노면 서킷에서 '드리프트'를 체험할 수 있었다. 기아는 EV6 GT에 드리프트 모드를 적용했다. 선회 시 후륜 모터에 최대 구동력을 배분해 차량이 실제 조향 목표보다 안쪽으로 주행하는 '오버스티어(over steer)'를 유도하는 식이다.
러버콘을 따라 돌다가 액셀러레이터를 급히 밟으면 뒷바퀴가 바깥쪽으로 미끄러져 나가 접지력을 잃는데,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자 운전자를 제법 편안하게 잡아줬다.EV6 GT의 성능은 고속 주회로에서도 빛을 발했다. 시속 220㎞까지 쭉 치고 나가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액셀러레이터를 더 밟자 시속 240㎞까지 속도를 냈다.EV6 GT에 적용된 미쉐린의 GT 전용 퍼포먼스 타이어가 마치 차가 바닥에 붙은 듯한 느낌을 주면서 안정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왔다. 기아 측은 "EV6 GT에 적용된 고성능 모터의 분당 회전수(rpm)는 최고 2만1000회에 달해 저속에서부터 최고시속 260㎞까지 모든 속도 영역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전을 더욱 즐겁게 해줄 EV6 GT 전용 'GT 모드'도 탑재됐다. 이 모드는 EV6 GT가 가진 폭발적 가속 성능과 역동적 선회 및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모터, 브레이크, 스티어링, 댐퍼, e-LSD 등을 최적화한다.
고성능차지만...일반인도 편리한 주행
이날 시승은 일반 도로에서도 진행됐다. EV6 GT가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보니 일반인들은 편하게 주행하기 힘들 것이란 편견을 깼다.일반 도로에서는 주행모드를 '에코-노멀-스포츠'로 바꿔가며 색다른 느낌의 주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스포츠 모드 주행은 일반 도로에서뿐 아니라 고속 주회로에서까지 사용됐을 만큼 일반 도로에서도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듯한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회생제동 기능도 알아서 감속을 도와 액셀러레이터를 떼기만 해도 자연적으로 속도가 줄어들며 편리한 주행을 도왔다.외관은 GT 전용 21인치 휠과 네온(Neon) 컬러 캘리퍼가 눈길을 끈다. 후면부 범퍼 하단에는 차량 하부 공기의 흐름을 최적화해 가속을 돕는 디퓨저를 적용했다. 실내에는 D컷 스티어링 휠을 탑재했으며 GT 모드 버튼, 시트 등 실내 곳곳에 네온 컬러를 입힌 것이 인상적이었다.EV6 GT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및 세제 혜택 후 기준 7200만원이다. 기아 관계자는 "EV6 GT는 기아의 선도적인 EV 기술력의 총체다. 하이 퍼포먼스 드라이빙에 열광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고성능 모델"이라면서 "고객의 일상에서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짜릿한 주행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태안=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영상(태안)=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