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난 카카오게임즈…"하반기 실적도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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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주가 올해 들어서만 55.22% 하락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서 증시를 달궜던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차갑게 식고 있다. 올해 내내 펀더멘탈의 부진에다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이라는 매크로 영향까지 받으며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증권가는 하반기 실적마저 부진할 것이라며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하반기 카카오게임즈 주가 눈높이 조정 필요"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게임즈는 전 거래일 대비 2200원(5.02%) 하락한 4만1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9만3000원을 찍었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약 10개월만에 주가는 55.22% 급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33.96% 하락한 것보다 더 떨어진 셈이다.
연초 7조6478억원이던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은 현재 3조425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필두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한 뒤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성장주의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선 미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한 할인율이 커진다. 정보기술(IT)과 같이 고평가 받는 기업들에겐 금리인상 소식이 큰 악재로 작용한다.
아울러 게임 운영상의 미흡함으로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도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20일 출시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출시 직후 매출 순위 2위까지 오르며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어 7월 25일 '키타산 블랙' 업데이트 이후에는 한동안 매출 순위 1위를 유지하며 카카오게임즈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자리잡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카카오게임즈의 다소 미숙한 운영에 유저들의 불만이 쌓여갔고 환불 소송, 마차 시위 등으로 이어졌고 9월 17일 유저 간담회 이후로는 매출 순위가 급격히 하락했다.
이규익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들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3분기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하락폭이 클 것"이라며 "오딘 대만 매출의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이고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도 기존 추정치 대비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도 카카오게임즈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 7월22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일정을 감안하면 11월, 늦어도 12월에는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캐시카우 사업이 재차 별도 법인으로 상장되는 형태로 중복 상장에 따른 할인 이슈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도 이어지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기존 8만원에서 6만원으로 무려 25% 낮춰 잡았고 이밖에 △하나증권(8만원→7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7만6000원→7만원) △한화투자증권(7만원→6만4000원) △삼성증권(7만4000원→6만2000원) 등도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 "하반기 다소 부족한 신작 라인업과 기존 게임 매출 감소에 따른 이익 추정 하향과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관련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눈높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