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섞어쏘기'로 원점타격 연습했나…실전배치 무기 성능시험도(종합)

새로운 장소에서 2종 단거리 발사…南전역 전술핵탑재 가능 SRBM 사정권
美 통신감청 정찰기 RC-135V 리벳 조인트 출동…대북 감시 강화
북한이 새로운 장소에서 2종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섞어 쏜 것은 유사시 실전 상황에 대비하고 한미 요격 및 대응체계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6일 오전 6시 1분께부터 6시 23분께까지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 350여㎞, 고도 80여㎞, 속도 약 마하 5(음속 5배)를 기록한 첫 미사일은 초대형 방사포(KN-25)로, 비행거리 800여㎞, 고도 60여㎞, 속도 약 마하 6으로 탐지된 두 번째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각각 추정되고 있다.

두 미사일은 북한이 SRBM 표적으로 자주 쓰는 함북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이 아닌 동해상 동북쪽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발사 장소로 삼석구역이 등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고, KN-23과 KN-25를 섞어 쏜 것과 표적을 알섬이 아닌 다른 장소를 선택한 것도 이례적이다.
북한은 통상적 행태에 변주를 둠으로써 유사시 실전에서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미사일을 쏘는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석구역은 평소 북한이 평양에서 미사일 발사 장소로 주로 택한 순안비행장에서 동쪽으로 떨어져 있고, 대성구역 등 평양 주요 도심부와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평양방어사령부가 있는 구역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삼석구역 위치상 인구 밀집 지역 인근 개활지로 야전 전개 능력을 검토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만약 북한이 순안비행장에서 남측을 타격하고 이에 따라 한미가 순안을 원점 타격하더라도 삼석 등 다른 지점에서 재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KN-23과 KN-25의 동시 발사는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를 포함해 SRBM 8발을 동시다발적으로 쏜 지난 6월 5일 이후 처음이다. 다종·다양한 SRBM을 동시에 발사하는 것은 원점 타격과 요격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KN-23은 종말 단계에서 풀업(상승) 기동을 하는 비행 특성을 보여 요격이 더 어렵다.
이번에 발사한 KN-23은 비행거리 800여㎞를 기록해 평소 300∼600㎞로 파악됐던 기존 KN-23보다 향상된 사거리를 보였다.

북한은 KN-23 탄두 무게를 달리하면서 비행거리 등 특성을 조절하는 성능 개량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평양 기준으로 한미가 북한 탄도미사일 대응 사격에 나섰던 장소인 강릉까지는 307㎞,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는 334㎞로 KN-23은 물론 다연장 로켓의 북한 버전인 KN-25 사정거리에 들어간다.

평양에서 부산까지는 521㎞, 제주까지는 620㎞가량으로 개량된 KN-23의 타격 범위에 속해 한국 전역이 전술 핵탄두 탑재까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북한 SRBM에 노출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전 배치된 무기의 운용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순히 무기 보유를 과시하는 것을 넘어 실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의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기존에 무기 실험 제원을 밝히며 개발과정을 공개적으로 과시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양산·배치·실전화된 무기를 중심으로 대응 차원의 운용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봤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대강'으로 비례적 대응에 나선다면서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움직임, 한미 연합훈련 등에 대해 방어적 억제라는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과 핵실험을 포함한 핵무기 고도화 명분을 한미의 행동으로부터 찾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잇따른 북한 도발에 군이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미군도 대북 감시 태세를 강화했다.

이날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 RC-135V(리벳 조인트)가 경기 남양주 인근에서부터 강원 양양 상공을 거쳐 동해쪽으로 향하는 항적이 포착됐다. 리벳조인트는 첨단 전자센서로 수백㎞ 밖에서 미사일 발사 준비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