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국경 접한 폴란드, 美에 핵무기 요청
입력
수정
지면A10
푸틴의 핵 사용 위협에 맞불폴란드가 미국에 핵무기를 배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는 줄곧 안보 불안에 시달려왔다.
우크라, 루한스크주 재진입
러는 자포리자 원전 국유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한 폴란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공유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지에 대해 미국 지도자들과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핵무기 보유국이 아니라는 게 문제”라며 “(미국의) 핵무기 공유에 참여할 잠재적 기회는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다.폴란드의 안보 불안은 러시아 전쟁으로 촉발됐다. 특히 친러시아 접경국 벨라루스가 최근 헌법을 바꿔 러시아 핵무기를 자국 영토에 배치할 길을 열어둔 이후 폴란드의 근심이 더욱 커졌다. 최근 러시아가 수세에 몰리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운운한 것도 폴란드를 자극했다.
다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측 한 관계자는 가디언에 “우리는 그런 의제가 제기됐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핵무기를 폴란드로 이전할 경우 핵무기비확산조약(NPT)과 1997년 러시아·NATO 창설법 등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점령지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상군은 최근 전쟁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에 재진입했다. 루한스크주는 도네츠크주와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친러시아 지역으로 분류된다. 러시아군은 지난 7월 루한스크주를 완전 점령했다.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러시아 자산으로 국유화하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이 갖고 있던 원전 운영권을 러시아 점령군이 접수하겠다는 의도다. 자포리자 원전은 3월 러시아가 점령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