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농기계 1위' 대동… 생산라인 대폭 늘려 북미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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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서 '농사족' 크게 늘며국내 1위 농기계업체 대동이 트랙터 생산라인(사진)을 늘리고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를 올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성장한 북미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트랙터 판매량 40%가량 증가
"생산라인 증설로 점유율 확대"
올 영업이익 600억 달할 듯
전기오토바이 사업 등도 강화
9일 농기계업계에 따르면 대동은 최근 대구공장의 지게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라인 1개를 지게차와 트랙터를 교차 생산할 수 있는 설비로 변경했다. 이번 증설로 대동의 연간 트랙터 생산량은 기존 4만 대에서 5만 대로 증가했다.대동은 농기계 제품의 약 65%를 수출하고 있다.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은 20~60마력대 중소형 트랙터가 주력 제품이다. 북미 중소형(100마력 이하) 트랙터 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 32만 대 규모로 대동의 점유율은 7~8%에 이른다.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대동은 최근 급성장한 북미 농기계 시장에 대응해 이번에 트랙터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비팜(여가생활로 농사를 짓는 가구)’ 인구가 늘면서 중소형 트랙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내 농기계업계는 유례없는 수출 호황을 누렸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트랙터 수출은 전년 대비 57.2% 증가한 10억4613만달러(약 1조4762억원)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대동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179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트랙터 및 운반차 등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북미가 39%, 유럽은 55% 증가한 영향이다. 올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한 8142억원으로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대동의 매출이 전년 대비 16.4% 증가한 1조37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 농기계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데다 상반기에 주문이 대거 몰리는 농기계산업 특성상 올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동 관계자는 “북미 트랙터 도매시장 실적은 여전히 상승세지만 소매 판매량은 다소 정체됐다”면서도 “연초부터 이어진 고환율 기조가 실적 감소 요인을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동은 ‘애그테크(농업+기술)’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등 사업 다변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사무소 5층에 630㎡ 규모의 스마트팜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농가에 스마트 농업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의 ‘KT 기가 스마트팜’을 최근 양수하며 농업 빅데이터 구축에도 나섰다.모빌리티사업도 본격화한다. 이 회사는 다음달 대구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에 E모빌리티 신공장을 준공하고, 초소형 전기차와 전기오토바이 등 ‘라스트마일’에 특화된 모빌리티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