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한 마음 포롱일 때에…"섬세하고 예쁜 우리말 가사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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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문화재단 '훈민정음 망월장' 대상에 담소의 '노해를 따라'
"우리말은 순간순간을 모두 그릴 수 있는 언어" 알 듯 모를 듯, 분명히 우리말인데도 암호문 같은 단어가 노랫말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허우룩한 모습에 너울지던 바람도…. 자몽한 마음 포롱일 때에 꽃불처럼 타오르는 흰 여울'
서울 마포문화재단이 576돌 한글날을 앞두고 연 '훈민정음 망월장'에서 대상을 받은 담소(본명 김은지·28)의 작품이다.
참가자들은 작곡가 겸 가수 빌리어코스티가 만든 선율에 가사를 붙여 실력을 겨뤘다.
담소는 '노해를 따라'라는 제목의 노랫말을 내 경쟁작 300여편을 제치고 일반·고등부에서 대상을 안았다. 제목 속 '노해'는 '바닷가에 펼쳐진 벌판'이란 뜻의 우리말이다.
담소는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노랫말이 탄생하게 된 얘기를 들려줬다.
담소는 어감과 뜻이 예쁜 우리말에 관심이 끌려 공부하다 한글의 섬세함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작은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표현한 '포롱거리다', 졸리는 것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를 뜻하는 '자몽하다'와 같은 순우리말이 '노해를 따라'에 등장할 수 있었다.
그는 "우리말은 새가 가볍게 날아오르는 것과 무게감 있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다르게 표현한다"며 "순간순간을 모두 그려낼 수 있는 언어"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말로 노랫말을 쓰면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다고 했다. 담소는 "내 노랫말을 듣고 한 사람이라도 우리말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어감이 예뻐서 따라부르다 보면 의미까지 찾아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자몽에이드를 마실 때 예쁜 우리말 '자몽하다'가 떠오르지 않을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노해를 따라는 한글날인 9일에 맞춰 지니뮤직과 마포문화재단 유튜브 등을 통해 음원으로도 공개된다.
그에게 한글과 우리말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자 "동네"라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집, 학교, 상점 등이 모여 동네를 이루고 삶을 이뤄가듯,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 기쁨과 슬픔, 즐거움으로 뒤엉킨 삶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말로 노랫말을 쓴다는 건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가장 자신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섬세한 멋이 있는 한글에 계속 관심을 가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의 초·중학생부에선 소설가가 꿈이라는 중학교 2학년 박지민(14) 군의 '나의 이야기'가 대상작으로 뽑혔다. 박 군은 일곱살 무렵 한글을 깨쳤을 때 경험을 '나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노랫말로 옮겼다.
노랫말에 적은 것처럼 처음으로 읽을 수 있게 된 한글은 박 군을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줬고', '갑작스레 다가온 텅 빈 들판을 멋진 글귀와 표현으로 수놓아 줬다'고 한다.
'가슴이 뛰는 모험 이야기 눈물이 나는 감동적 이야기'라는 구절은 박 군이 어릴 적 전래동화를 읽으면서 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신기한 감정을 겪었던 때를 떠올리며 쓴 가사다.
박 군은 "한글과 맺은 저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더욱 의미있고, 따뜻한 멜로디와도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군은 또래 친구들도 책을 접할 때 "다양한 이야기를 읽으며 재미도 얻고 섬세한 어휘력도 얻어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소설가라는 꿈을 향해 습작을 시작했다고도 했다. 박 군은 "이번 대상으로 소설가라는 목표에 자신이 생겨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박자와 음원에 맞춰 음율감있는 글을 써본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우리말은 순간순간을 모두 그릴 수 있는 언어" 알 듯 모를 듯, 분명히 우리말인데도 암호문 같은 단어가 노랫말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허우룩한 모습에 너울지던 바람도…. 자몽한 마음 포롱일 때에 꽃불처럼 타오르는 흰 여울'
서울 마포문화재단이 576돌 한글날을 앞두고 연 '훈민정음 망월장'에서 대상을 받은 담소(본명 김은지·28)의 작품이다.
참가자들은 작곡가 겸 가수 빌리어코스티가 만든 선율에 가사를 붙여 실력을 겨뤘다.
담소는 '노해를 따라'라는 제목의 노랫말을 내 경쟁작 300여편을 제치고 일반·고등부에서 대상을 안았다. 제목 속 '노해'는 '바닷가에 펼쳐진 벌판'이란 뜻의 우리말이다.
담소는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노랫말이 탄생하게 된 얘기를 들려줬다.
담소는 어감과 뜻이 예쁜 우리말에 관심이 끌려 공부하다 한글의 섬세함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작은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표현한 '포롱거리다', 졸리는 것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를 뜻하는 '자몽하다'와 같은 순우리말이 '노해를 따라'에 등장할 수 있었다.
그는 "우리말은 새가 가볍게 날아오르는 것과 무게감 있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다르게 표현한다"며 "순간순간을 모두 그려낼 수 있는 언어"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말로 노랫말을 쓰면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다고 했다. 담소는 "내 노랫말을 듣고 한 사람이라도 우리말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어감이 예뻐서 따라부르다 보면 의미까지 찾아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자몽에이드를 마실 때 예쁜 우리말 '자몽하다'가 떠오르지 않을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노해를 따라는 한글날인 9일에 맞춰 지니뮤직과 마포문화재단 유튜브 등을 통해 음원으로도 공개된다.
그에게 한글과 우리말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자 "동네"라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집, 학교, 상점 등이 모여 동네를 이루고 삶을 이뤄가듯,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 기쁨과 슬픔, 즐거움으로 뒤엉킨 삶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말로 노랫말을 쓴다는 건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가장 자신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섬세한 멋이 있는 한글에 계속 관심을 가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의 초·중학생부에선 소설가가 꿈이라는 중학교 2학년 박지민(14) 군의 '나의 이야기'가 대상작으로 뽑혔다. 박 군은 일곱살 무렵 한글을 깨쳤을 때 경험을 '나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노랫말로 옮겼다.
노랫말에 적은 것처럼 처음으로 읽을 수 있게 된 한글은 박 군을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줬고', '갑작스레 다가온 텅 빈 들판을 멋진 글귀와 표현으로 수놓아 줬다'고 한다.
'가슴이 뛰는 모험 이야기 눈물이 나는 감동적 이야기'라는 구절은 박 군이 어릴 적 전래동화를 읽으면서 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신기한 감정을 겪었던 때를 떠올리며 쓴 가사다.
박 군은 "한글과 맺은 저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더욱 의미있고, 따뜻한 멜로디와도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군은 또래 친구들도 책을 접할 때 "다양한 이야기를 읽으며 재미도 얻고 섬세한 어휘력도 얻어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소설가라는 꿈을 향해 습작을 시작했다고도 했다. 박 군은 "이번 대상으로 소설가라는 목표에 자신이 생겨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박자와 음원에 맞춰 음율감있는 글을 써본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