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자옥 손 잡은 오승근…"아바타로 재회, 의미 있는 활동하겠다" [종합]

故 김자옥 아바타 기자간담회
남편 오승근 "그리웠던 아내, 다시 만나 기뻐"
'아바 김자옥'과의 듀엣 무대 공개
"선한 영향력 줄 수 있는 활동할 것"
"전 항상 집사람을 생각하고 있어요. 문 열고 들어오면서 '아빠'라고 부르던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데, 그 말을 다시 들으니 좋습니다."
가수 오승근은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개최된 고 김자옥 아바타 기자간담회 '메모리얼 에피소드.2(Memorial ep.2)'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는 고 김자옥의 남편인 가수 오승근과 인지과학 박사 김상균 교수, 갤럭시코퍼레이션 최용호 대표가 참석했다. 진행은 이예재 아나운서가 맡았다.관록 있는 연기력은 물론 인자하고 다정한 성품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김자옥은 2014년 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특히 김자옥, 오승근 부부는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잘 알려져 고인의 사망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오승근은 김자옥을 향한 깊은 그리움을 털어놨다. 그는 "그리웠다. 꿈을 꿨다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김자옥 꿈을) 딱 한 번 꿨다. 정면으로 본 게 아니고 옆면으로 나와서 한 번 더 봤으면 하는데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아바타를 통해 만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과거의 모습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평소 말투나 의상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최 대표에게 전달하며 '아바 김자옥'을 완성해갔다고. 영상을 통해 공개된 '아바 김자옥'은 화사한 핑크빛 롱드레스를 입은 채로 오승근을 향해 "아빠 왔어?"라고 인사했다. 따뜻한 목소리에 수줍은 미소까지 소녀다운 매력이 예전과 그대로였다.오승근은 "아바타를 보며 깜짝깜짝 놀란다. 말투나 스타일도 똑같다"면서 "항상 나를 '아빠'라고 불렀다. 그 말을 들으니 뭉클하다. 앞으로 계속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이를 본 김상균 교수는 "살면서 힘든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를 위로해 주는 존재, 나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존재가 현재 우리가 만나는 아바타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김자옥 아바타는 다음 주 메타버스 AI 음악쇼인 TV조선 '아바드림'에서 오승근과 함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둘의 듀엣 무대가 선공개됐다. 오승근과 '아바 김자옥'은 함께 노래했고, 엔딩에서는 손을 맞잡았다.오승근은 "생전보다 아바타가 노래를 더 잘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김자옥은) 노래를 듣기 좋아하고, 하기 좋아했다. 지금도 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많은 활동보다는 의미 있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하겠다. 원래도 김자옥은 그런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아바 김자옥' 제작에 동의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오승근은 "작업하고 녹화하면서 '이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역시 머리를 맞대어 더 좋은 아바를 만들고 보여드리는 게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바 김자옥'과 가장 하고 싶은 일로는 여행을 꼽았다. 오승근은 "아플 때나 지금이나 여행을 가고 싶다. 같이 가기로 했었는데 계획이 무산됐다. 아바가 있다면 여행을 꼭 가고 싶다"고 털어놨다.하지만 현장에서는 애니메이션 수준에 그치는 연예인 아바타의 구현도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최용호 대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지만, 그만큼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당연히 부족한 면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보될 예정이다. 일단 '아바 김자옥'의 목소리 싱크는 99.9%에 가깝게 구현했다. 얼굴은 99.99%의 싱크로 만들 수도 있었지만 돌아가신 분을 그렇게 하는 건 아직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리적인 고민이 있어서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끔 하는 게 우리의 방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바타가 시각, 청각까지는 많이 발달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게 촉각이라고 생각한다. 오승근 선생님이 '아바 김자옥'의 손을 잡는 모습을 콘텐츠로 따뜻하게 만들고 싶은 게 우리의 생각이다. 실제 사람과 만났을 때처럼 촉각이 느껴지게 만들고 싶다. 기술을 가진 분들과 많이 대화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