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安, 민주당 전신 대표"…안철수 "수도권 표심 내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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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권 경쟁' 격화당 비상대책위원회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국민의힘에서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당권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잠재적 당권 주자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도 주목받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과 중도층 표심에 미칠 영향력 등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현, 안철수 향해 '견제구'
"아직 입당 원서 잉크도 안말라"
安 "모든 선거 지휘해 본 경험"
윤심·수도권 표심이 '관건'
권영세·원희룡 '등판설' 솔솔
'新윤핵관' 4선 윤상현도 거론
김기현 “연내 전대 가능”
김 의원은 7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국정감사 직후 공고 절차를 거치면 연내 전당대회가 가능하다”며 “지금이라도 최대한 서두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러야 내년 1월 말에나 개최가 가능할 것이라는 정진석 비대위원장 및 주호영 원내대표의 입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 안 의원을 향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했던 분으로 우리 당의 당적은 아직 잉크도 채 안 말랐다”며 견제구를 날렸다.안 의원도 전날 SBS 라디오에서 “가장 최전선은 중도 표심을 가진 유권자가 많은 수도권”이라며 “중도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현역 정치인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고민했고 선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힘과 한계를 알고 있다. 그런 사람이 당을 지휘해야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나는 지방선거부터 대선까지 모든 단위 선거를 지휘해본 경험이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라며 자신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총선 공천권을 갖는 차기 당 대표의 역할을 가장 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심·중도 확장성 관건
김 의원과 안 의원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당 안팎에선 아직 등판하지 않은 주자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대중 인지도에서, 안 의원은 당내 지지도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정치권은 무엇보다 윤심에 주목하고 있다. 차기 당 대표는 당을 추스르고 국정을 뒷받침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여권 한 관계자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 차기 당 대표는 윤심을 잘 읽고, 물밑 조율을 거쳐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 경선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차기 총선은 윤석열 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수도권과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당 대표의 조건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차기 총선에서 여권이 패배하면 윤석열 정부는 5년 내내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게 된다. 한 중진의원은 “대구 출신인 주 원내대표에다 차기 당 대표까지 영남 출신이면 ‘도로 영남당’ 이미지가 강해져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중도층 표심을 잡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런 이유로 원 장관과 권 장관, 윤상현 의원 등의 등판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원 장관과 권 장관은 대선 캠프부터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 두 사람 모두 지역구도 서울이다. 원 장관은 ‘대장동 1타 강사’, 제주지사 활동 등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도 갖췄다는 평가다. 인천이 지역구인 4선의 윤 의원도 ‘신핵관(새로운 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릴 만큼 윤 대통령과 가까운 데다 당내 주요 인사들과 두루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원조 윤핵관 그룹에서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당권 주자로 언급된다. 다만 비대위가 전대 룰과 시기를 정하는 만큼 정 위원장이 곧장 당권 도전에 나서기엔 명분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원외 인사로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도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