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울산산업단지…60돌 맞아 '그린산업수도'로 반전 노린다

최근 10년 울산 평균 성장률 0.1%
전국평균인 2.5%를 큰폭 밑돌아
청년층 유출되고 주력산업 부진
울산CLX 등 신산업으로 돌파구 찾아
'0.1%.'
울산의 2011~2020년 연평균 경제성장률(GRDP 기준)은 0%대를 간신히 유지했다. 전국 평균(2.5%)을 크게 밑돈다.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 성장률은 -7.2%로 전국 평균(-0.8%)보다 침체폭이 컸다. 울산의 부진은 울산산업단지의 침체와 맞물린다.

1962년 1월. 울산은 한국 최초의 공업지구를 조성한 직후 중화학공업 '심장'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근 울산에서 청년층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데다 지역을 떠받치는 정유화학 자동차 조선 산업이 나란히 부진하면서 울산 경기도 꺾였다. 연구·개발(R&D) 근거지도 울산을 빠져나가면서 관련 투자와 혁신도 약화됐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평가다. 울산은 '한국의 굴뚝'으로 통하는 울산산업단지 출범 60주년을 맞아 주력산업 첨단화·신산업 육성을 바탕으로 부진을 털어낼 계획이다. SK울산컴플렉스도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투자를 추진하는 형태로 힘을 보탤 방침이다.

지난 60년간 울산산업단지의 근간을 이룬 SK울산컴플렉스는 한국 최초의 정유공장이다. 1964년 4월에 하루 원유 3만5000배럴씩을 처리한 직후 나날이 정제능력을 키웠다. 1972년에는 '석유화학의 쌀'로 통하는 기초유분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 열분해 시설(NCC)을 국내 최초로 가동했다.

울산컴플렉스는 1980년 선경(SK의 전신)에 인수되면서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 SK울산컴플렉스는 세계 3위 규모의 정제능력을 확보하는 동안 울산도 국내 최대 중화학공업단지로 도약했다. 울산컴플렉스에 이어 현대자동차(자동차), 현대중공업(조선)의 공장이 인근에 들어서면서 제조업 도시로 성장했다. 도시 산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1997년 울산시는 광역시로 승격했다.
울산산업단지는 수출 기지로도 역할을 했다. 1962년 26만달러에 그쳤던 울산의 수출액은 지난해 743억달러로 60년간 28만배 넘게 불었다. 2011년에는 지방자치단체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60년 동안 '굴뚝 기지'로 성장하면서 한국에 품질 좋은 에너지를 공급하면 한국 경제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하면서 울산산업단지도 변화를 맞고 있다. 울산지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2019년)은 12.8%로 17개 지방 자치단체중 상위권(4위)을 기록했다. 탄소중립 시대는 울산지역 산업의 타격을 줬다. 울산 기업들은 이에 대응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도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울산컴플렉스는 2050년까지 탄소사업을 그린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넷제로 달성 목표를 밝혔다.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탄소포집 기술 역량 고도화와 국내외 탄소수송·저장 기술 개발로 울산의 구상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민선 8기 울산시는 시정 비전을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으로 정했다. 산업단지 출범 60주년을 맞은 올해를 제2산업수도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3대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는 한편 기존에 강점을 가진 에너지와 모빌리티를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넷제로 달성'을 통해 울산과 지속성장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해온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을 지키겠다"며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풍요롭고 역동적인 도시가 되는 데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